부산 수영구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4일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후보를 지원하러 온 이재명 대표 유세장에 들이닥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발언을 멈추고 “참 못됐네”라고 혼잣말을 하다 “귀엽게 봐주세요. 이해하자”고 다독였다.
상황은 이 대표가 이날 오후 부산 수영구 올리브영 부산수영로점 인근 거리에서 유 후보 지원 유세 활동을 벌이던 중 벌어졌다. 이 대표가 유세하는 길 건너편 좌우 측에는 상대 후보인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와 무소속 장 후보의 유세 차량이 각각 있었다.
이 대표는 “부산이 참 좁은가 봅니다”라고 하며 장 후보 측을 향해 “7번이 장예찬 후보죠? 서로 시간 조정을 해서 우리 시민들을 위해서 잠깐씩 양보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장 후보는 유세차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재명은 사과하라, 사과하라, 사과하라”고 외쳤다.
이 대표는 잠시 침묵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다 유 후보를 향해 “장예찬 후보가 저기 있나”라고 물었다. 유 후보는 이 대표에 “정연욱 후보는 방송을 안 틀겠다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정 후보 측을 보며 “정연욱 후보님 감사합니다. 이게 부산시민들의 품격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게 아니라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판단하게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장예찬 후보가 저렇게 남의 이야기를 안 듣고 일방적으로 계속하는 것은 본인의 권리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부산시민들께서는 판단할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저러지 말고 본인들 얘기하니까 잠깐 기다려 줄까요”라고 했다. 그런데도 장 후보는 “사과하라”며 항의 발언을 계속했다.
이를 바라보던 이 대표는 “끝이 없을 것 같다”며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장 후보를 겨냥해 “우리 국민들이 잘못된 판단을 해서 자기를 뽑아줄 거라 착각하는 것”이라며 “이게 바로 민주주의의 적이다. 여러분들이 응징을 해달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국민주권을 대리하는 기본적인 자질이 부족한 것에 대해 엄정한 심판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다 장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이 유세차에서 내려 이 후보 유세장으로 걸어들어왔다. 장 후보 측이 등장하자 현장에 배치된 이 후보 측 관계자들과 경찰들이 이를 막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발언을 멈추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참 못됐네”라고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러다 이내 지지자들을 향해 “이런 걸 선거방해죄라고 한다. 민주 시민 여러분, 그냥 귀엽게 봐주세요. 반응하지 마시고 귀엽게...”라고 다독였다. 이어 “‘아 그럴 수도 있구나. 저런 분도 계시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반응하지 마세요”고 했다.
장 후보는 공익제보자 조명현 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거듭 “사과하라”고 소리쳤다. 이 대표는 “저렇게라도 해야 어디 신문에 한 줄이라도 나니까 그러는 거 아니겠나?”라면서 “이해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장 후보의 항의 속에 발언을 이어가다 “제가 요즘 꽤 잘 맞추는 문어가 되어 가고 있다”며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나. 이종섭 대사는 결국 경질될 거다. 생선회칼로 언론을 협박한 황상무 상무 결국 경질될 거다. 이분들(국민의힘)이 결국은 눈물 쇼, 엎드려 절하기 쇼할 거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하나 더 하겠다”며 “이 앞에 7번이 많이 왔다 갔다 하는데, 결국은 정연욱 후보에게 굴복해서 선거 포기할 거로 예측한다. 지금은 저렇게 기세 되는 척하고 난리를 치고 왔다 갔다 하지만 결국은 권력에 굴복해서 접을 것이라 예측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 손을 잡으며 “그렇게 해도 이길 자신 있죠”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정치는 국민에게 충직한 성실하고 역량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장예찬 후보는 끝까지 잘 버텨보시길 기대한다”고 비꼬았다.
이후 장 후보는 자신의 SNS에 “감히 우리 수영구로 온 이재명 대표 바로 맞은편에서 맞불 유세를 했다”며 글과 사진을 올렸다. 그는 “수백 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이재명은 공익제보자 조명현에게 사과하라, 사과하라, 사과하라’고 외쳤다”며 “법카로 샴푸 심부름, 샌드위치 심부름, 한우 심부름, 인간적으로 너무하지 않냐”고 했다.
장 후보는 “이재명 대표 코앞까지 걸어가 공익제보자에게 사과하라고 말했지만, 계속 비아냥으로 일관하고 비겁하게 도망쳤다”며 “이재명 대표가 식은땀 줄줄 흘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물불 가리지 않고 이재명과 싸우는 공격수, 지금 보수에는 장예찬 같은 파이터가 필요하다”며 “누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위해 더 잘 싸우겠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