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노출된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스타틴(statin) 처방을 받았다면, 심혈관질환 특히 뇌졸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박상민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국립암센터 김규웅 책임연구원·고려대의대 정석송 조교수)은 국가대기환경정보관리시스템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타틴 사용이 미세먼지에 노출된 고령인구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스타티은 이상지질혈증과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스타틴의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대한 효과는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에 의하면 심혈관질환은 2019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5억2300만 건의 유병률과 1860만 명의 사망을 초래한다. 고령화에 따라 심혈관 기능 저하로 인해 위험이 증가한다. 미세먼지 또한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연구팀은 60세 이상 성인 122만9414명을 대상으로 평균 일일 PM10 및 PM2.5 노출 데이터와 연계된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후향적 인구 기반 코호트연구를 수행했다. 추적 기간은 2016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였고, 스타틴 처방 그룹(90일 이상 처방) 및 비처방 그룹(미처방 또는 90일 미만 처방)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높은 수준의 미세먼지 PM10(>50µg/㎥) 및 PM2.5(>25µg/㎥)에 노출된 경우, 스타틴을 처방 그룹은 비처방 그룹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20%, 1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거나 중간 수준의 미세먼지 PM10(>50µg/㎥) 및 PM2.5(>25µg/㎥) 노출에 대해서도 스타틴 처방 그룹은 비슷한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스타틴 사용량을 총 처방일수와 일일규정용량(defined daily dose, DDD)으로 정의한 분석 결과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령 인구에서의 스타틴 처방 효과는 미세먼지 노출 수준에 관계없이 유의미하게 뇌졸중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또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에 대하여 스타틴 처방으로 인한 뇌졸중 발생 위험 감소는 용량-반응(dose-response) 연관성을 보였다.
공동 제1저자인 김규웅 책임연구원(국립암센터)과 정석송 조교수(고려대 의과대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스타틴이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고령인구뿐만 아니라 다른 취약계층에서의 유사한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박상민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는 “스타틴 사용 결정은 개인의 건강 상태, 기저질환, 약물 복용 이력 등을 고려하여 전문 의료진과 상담 후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심혈관질환 예방 전략 수립 및 공중 보건 정책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회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