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인기 바탕으로 성장세 이어갈 계획
르노코리아, 프랑스 브랜드 정체성 강화
KG모빌리티, 수출 확대로 올해도 흑자 목표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KGM) 등 중견 완성차 3사가 저마다의 전략으로 다시 기지개를 켤 채비를 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올해 1~3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50.5% 급증한 12만5212대를 판매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3% 증가한 총 6919대, 해외 시장에는 49.0% 증가한 11만8293대를 팔았다.
한국GM의 호실적 배경에는 지난해 3월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올해 1~3월 내수 시장에서 5178대 판매되며 한국GM의 전체 판매 가운데 74.8%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총 21만6833대가 수출되며 전체 국산차 가운데 연간 수출 실적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GM은 올해에도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인기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에는 출시 1년 만에 상품성을 강화한 2025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내놨다. 한국GM은 창원공장에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연간 25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도 최대로 높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시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 트랙스 크로스오버 생산량이 25만 대를 상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쉐보레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바탕으로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서 수년간 부진을 겪던 르노코리아는 삼성자동차라는 과거 이미지에서 탈피해 프랑스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강화하며 한국 시장에서 새 출발을 예고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르노코리아자동차’라는 기존 사명에서 ‘자동차’를 떼어내기로 했다. 공식 엠블럼도 기존 삼성자동차가 사용하던 태풍의 눈 모양에서 르노의 ‘로장주’로 변경한다.
르노는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국내 인지도를 고려해 ‘르노삼성자동차’라는 사명과 태풍의 눈 모양 엠블럼을 사용해왔다. 2022년 3월 삼성과 맺은 상표 계약이 만료되면서 ‘르노삼성’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사명을 바꿨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국산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르노코리아는 사명과 엠블럼 변경을 통해 수입차 이미지를 이식하며 브랜드 고급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국내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던 신차 부재도 정면 돌파한다.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드 중형 SUV ‘오로라1’(프로젝트명)을 출시하는 데 이어 2026년까지 매년 국내 시장에 신차 1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KGM은 수출 확대와 신차 출시를 통해 올해도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KGM은 내수 시장의 부진을 튀르키예와 호주, 영국 등으로의 수출 확대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 KGM은 올해 1~3월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한 1만7114대를 수출했다. 지난달에는 지난해 8월(6920대) 이후 7개월 만에 수출 600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KGM은 글로벌 시장 신제품 출시와 판매 네트워크 다변화를 통해 수출 물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튀르키예에서 토레스 EVX 글로벌 출시 행사를 연 데 이어 뉴질랜드에서도 토레스와 토레스 EVX 시승 행사를 열고 판매 확대에 나섰다. 전기 픽업트럭 등 신차 출시도 예고했다.
KGM 관계자는 “토레스 EVX 글로벌 론칭 확대 등 수출 물량 증가에 힘입어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수출 물량을 증대하는 것은 물론 내수 시장 대응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