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AI-반도체 이니셔티브 전략 방향과 AI 기술에서 G3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최근 대만 지진으로 인한 TSMC 일부 가동 중단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향 점검, AI 반도체 이니셔티브 방향, 3차 민생토론회 때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추진 현황 등을 논의하고자 마련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산업 전반의 활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총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경쟁력을 '산업 전쟁', '국가 총력전'이라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전시 상황에 맞먹는 수준의 총력 대응 체계를 갖추기 위해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한 투자 인센티브부터 전면 재점검하겠다"며 한국 실정에 맞는 과감한 지원책 마련도 약속했다. 주요국 투자 환경과 지원 제도에 대해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한 뒤 한국에 맞는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시장이 'AI 반도체'로 무게 중심이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AI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난 30년간 메모리 반도체로 세계를 제패했듯이 앞으로 30년은 AI 반도체로 새로운 반도체 신화를 써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처럼 하드웨어 제조와 소프트웨어 개발 및 활용 역량을 모두 갖춘 나라가 많지 않다"며 AI 반도체 시장 석권을 위한 'AI-반도체 이니셔티브' 전략 방향과 AI 기술에서 G3로 도약하는 포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AI-반도체 이니셔티브 전략 방향으로 △AI 및 AI 반도체 분야 R&D 투자 대폭 확대 △AI 반도체 혁신기업 성장 돕는 대규모 펀드 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는 2030년에는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달성할 것"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3차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622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전력·용수·주택·교통 등 인프라 구축 상황 점검과 함께 관계부처에 차질 없는 후속 조치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2026년까지 용인 국가산업단지를 착공하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필수적인 전기·공업용수도 정부가 책임지고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10GW 이상 전력 수요에 대응, 정부가 지난해 12월 전력 공급 계획을 확정한 점에 대해 언급하며 "팔당댐에서 용인까지 48km에 이르는 관로는 올해 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곧 설치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생활 인프라와 관련해서도 "반도체 고속도로는 올해까지 민자 적격성 조사를 마치고, 지난주 개통한 GTX-A 노선은 6월에 구성역을 추가로 개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실현하고 AI 기술에서 G3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며 향후 국가AI위원회 신설로, AI 국가전략을 직접 챙길 것이라는 의지도 표명했다.
이 밖에 대만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 반도체 생산 라인 일부가 멈춘 상황과 관련 윤 대통령은 "일부 라인 가동 중지의 영향이 아직까지 크지 않지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관계부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반도체 공급망에 취약 요소는 없는지 다시 한번 살피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 조치가 필요하면 지체 없이 즉각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어진 토론에서 이정배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류수정 사피온코리아 대표 등 반도체 분야 주요 기업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장관 등 참석자들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반도체 클러스터, AI 반도체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