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10일 이후 1370원대 재진입…장중 고점 1375.5원
“원·달러 환율 상승, 달러화 강세·유가·엔화 동조화 등 복합” 분석도
일각 1380원대 전망 나와…“부양책 안 쓰면 상승 압력 노출 우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3원 오른 1375.4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2년 11월 10일(종가 1377.5원) 이후 다시 1370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67.7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1375.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장중 고가가 1370원대인 것 역시 2022년 11월 10일에 기록한 1378.5원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환율 상승을 견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대외 요인으로 연준·ECB 간 통화정책 차별화와 중동 지정학적 위험을 꼽았다.
김석환 연구원은 “미국은 높은 경제 회복력을 보이며 강한 고용과 완고한 물가 변동성을 보이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연초 대비 크게 후퇴한 반면, ECB는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했지만 오는 6월 첫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연준과 ECB간 통화정책 차이에서 유로화 약세, 달러 강세를 시현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이 이란-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으로 48시간 이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이는 달러화의 상방 위험을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도 상존한 만큼 면밀한 관찰과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2~3개월 내에 1380원대도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달러화 강세뿐만 아니라 엔화 약세 동조화 현상 등이 맞물리면서 환율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 원인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한 후퇴도 있지만 유가도 있다”면서 “엔화와의 동조화 영향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유가, 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가 배럴당 95달러, 100달러를 넘는다면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뚫을 가능성도 있다. 유가가 원·달러 환율의 상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최근 “국내 펀더멘털 부진 등으로 미국과 지역간 격차가 벌어지는 요인이 환율에 반영되고 있다”며 “국내 경제는 고금리를 견딜 수 없는 상황인데, 미국의 영향으로 고금리를 유지한다면 경제가 더 힘들질 수 있고, 이는 환율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에서 부양책을 빠르게 쓰지 않으면 환율은 더 상승압력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차트상 상승레인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2~3개월 정도 봤을때 상단을 138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