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 충당금 더 쌓아야…브릿지론·미분양 고려시 추가 손실 가능성 높아”

입력 2024-04-1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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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손충당금을 쌓았지만, 여전히 추가 충당금 적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고려했을 때 증권사들이 투자한 본 PF 비주거용 사업장을 중심으로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비중에서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PF 손실은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주요 손실 인식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향후 증권업종의 수익성 하방 압력은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증권사들의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보여진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12일 '부동산 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손실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금융업권의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PF리스크 현황을 점검하고, 충당금 손실 인식 현황을 발표했다.

금융업권의 PF 충당금 적립은 지난해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부실정리 추진 방향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만기 연장 등으로 손실 인식이 미뤄졌던 사업장에 대해 충당금 적립이 크게 늘면서, 증권업의 전반적인 수익성은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나신평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증권사 25곳의 부동산 PF익스포져는 26조3000억 원으로 2022년 말보다 6% 증가했다. 투자형태별로 보면 작년 말 우발부채 익스포져는 19조1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대출채권과 사모사채는 2배가량 증가해 7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에 투자했던 부동산 PF 익스포져가 여전히 회수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해석된다. 지난 1년간 신규 부동산 PF 사업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후순위와 사업 초기 단계 익스포져의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됐다.

이예리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국내 부동산PF의 질적 구성을 두고 "증권사들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률까지 적용했지만, 브릿지론 사업장 중 절반 이상이 '요주의 이하'로 분류된 점, 중후순위 비중이 높은 점과 브릿지론 총 규모와 현재 분양 시장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권업 부동산 PF의 중후순위 비중은 작년 말 42%로 캐피탈(30%), 저축은행(11%) 대비 높은 수준이다. 특히 80% 이상의 브릿지론 사업장과 약 30%의 본PF 사업장이 올해 중 만기가 집중돼 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엑싯(Exit) 분양률 미달인 본 PF 사업장의 평균 분양률이 30%인데 반해, 평균 엑싯분양률이 65%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률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엑싯 분양률은 PF 원리금 회수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분양률 수준을 의미한다.

자본규모 별로 보면 지난해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사의 부동산 PF 대손충당금과 준비금 적립비율은 모두 11%로 초대형사(6%)보다 높았다. 초대형 증권사는 미래·NH·한국·KB·하나 ·메리츠·신한으로 분류됐다.

특히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에 대한 충당금과 준비금 적립률 또한 23%로 초대형사(13%)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이같은 차이는 상당 부분 그룹별 부동산 PF의 질적 수준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금융기관의 재무여력이 허용하는 한 적극적인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PF 양적·질적 위험이 큰 회사를 중심으로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이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가정해도 증권업의 지난 몇 년간 누적된 이익으로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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