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 수영복 입고 뛰라고? 미 여자 육상대표팀 경기복 논란

입력 2024-04-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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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미국 육상전문매체 시티우스 인스타그램 캡처
7월 개최되는 2024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공개된 미국 여성 육상선수들의 경기복을 두고 성차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 나이키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나이키 에어 이노베이션 서밋에서 미 육상 대표팀이 입을 경기복을 공개했다. 문제는 여성용 경기복이다. 공개된 운동복은 골반부터 다리 전체가 훤히 드러나는 형태다. 온라인상에서는 “여성도 반바지를 입을 자격이 있다”“마네킹도 불편해 보이는 의상을 입고 움직일 선수들이 걱정이다”등의 반응이 나왔다.

선수들도 불만을 표했다. 전 장거리 미 국가대표인 로런 플레시먼은 인스타그램에 “선수는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옷이 실제로 기능적으로 좋다면 남성들도 입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애물 경주 선수인 콜린 퀴글리는 “이 경기복은 절대 성능을 위해 만들어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적이 이어지자 경기복을 제작한 나이키 측은 “도쿄올림픽 때는 짧은 속바지 형태만 제공했지만 이번엔 여러 선택지가 많다”면서 “여성은 반바지, 크롭탑 또는 탱크톱, 반바지 형태의 바디수트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이키는 경기복을 디자인하는 모든 단계에서 수많은 운동선수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포츠계에서는 여성 선수들은 경기에 도움이 되는 옷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노르웨이 비치핸드볼 대표팀은 유럽선수권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가 복장 규정 위반으로 선수 한 명당 150유로씩(약 20만 원), 총 1500유로(약 204만 원)의 벌금을 받았다. 이후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체조대표팀은 기존의 여자 체조선수들이 입는 원피스 수영복이 아닌 하반신 전체를 발목까지 덮는 전신 수트를 입고 출전했다. 이에 뉴질랜드 체조협회는 레오타드(무용수나 여자 체조선수가 입는 몸에 딱붙는 의상)에 반바지나 레깅스 등을 착용할 수 있도록 복장 규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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