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채권>녹색채권>지속가능채권>SLB 순
투자업계 “SRI채권 지속 성장하려면 민간기업 발행 늘어야”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권으로 불리는 ‘사회적책임투자채권(SRI채권)’이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RI채권의 상장 잔액은 이날 기준 249조700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 년 전(207조2715억)보다 20.5% 늘어난 규모다.
SRI채권은 친환경 또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발행되는 채권이다. 자금 조달 목적에 따라 △녹색 채권 △사회적 채권 △지속가능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SLB)으로 나뉜다.
채권 종류별로 보면 사회적채권 상장 잔액(205조1118억 원)을 필두로 녹색채권(26조2708억 원), 지속가능채권(18조980억 원), SLB(2200억 원)가 뒤를 이었다.
거래도 활발해졌다. 올해 SRI채권의 거래대금은 61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앞서 SRI채권은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발행과 투자심리 모두 위축됐었다. 2022년 미국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채권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다.
다만 지난해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채권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2년 전 10조 원이 채 되지 않던 개인투자자 원화채권 잔고는 올해 50조 원을 훌쩍 넘기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채권을 향한 투자심리가 살아나자, SRI채권의 상장 랠리도 이어졌다. 지난해 SRI채권의 신규 상장 규모는 75조53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4% 증가했다.
지난해 5월 거래소가 SRI채권의 상장 수수료와 연 부과금 면제 기간을 내년 6월까지로 연장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민간기업에서 SRI채권 발행이 늘어야 시장이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SRI채권은 공기업이나 은행, 캐피탈사를 위주로 발행되고 있다”며 “금융사 외 다양한 기업들이 SRI채권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앞으로도 꾸준히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전히 SRI채권은 공기업‧금융사 중심이지만, 녹색채권을 중심으로 민간기업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민간기업 중 SRI채권 발행에 앞장서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이 대표적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2월 총 8000억 원 규모 녹색채권 발행에 나서 수요예측에서 총 5조61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이는 회사채 수요예측 역사상 최대 규모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SRI채권 발행기관 중 상장 잔액 8위를 기록 중이다.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 중에서는 1위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