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공유 금지·킬러 콘텐츠 부재
쿠팡플레이 3월 MAU ‘역대 최대’
티빙도 1년새 231만명 늘어나...스포츠중계 효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주름잡던 넷플릭스가 올해 들어 주춤하는 반면 티빙, 쿠팡플레이 등 국내 토종 OTT들이 약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 1위(넷플릭스)와 타 OTT의 이용자 수 격차가 큰 만큼, 넷플릭스는 흑자를 내는 반면 국내 OTT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173만여 명으로 전 달보다 6.3%(약 79만 명) 감소했다. 올해 들어 석 달 연속 감소세다. 넷플릭스의 MAU가 1200만 명을 밑도는 것도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넷플릭스 MAU는 1373만 명에서 1173만 명으로 200만 명 줄어들었다.
계정 공유 금지 정책에 더해 과거 대비 넷플릭스 콘텐츠 인기가 부진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 가구에 거주하지 않는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넷플릭스 회원과 같은 가구에 속하지 않는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하려면 매달 50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드라마 ‘살인자o난감’, 영화 ‘황야’, 예능 ‘피지컬: 100’ 시즌2 등은 넷플릭스 톱10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더 글로리’ 등 이에 준하는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반면 국내 OTT들은 올해 이용자 확보에 선방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 앱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780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티빙은 같은 기간 MAU 691만 명을 기록했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약진에는 스포츠 중계 효과가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플레이의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3월 초 71만 명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21일엔 194만 명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보기 위해 가입자가 늘면서 이용자가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를 맡은 티빙의 경우에도 151만 명 수준이던 이용자가 프로야구 개막일인 지난달 23일엔 198만 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이용자 증가 추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쿠팡플레이는 쿠팡 와우의 멤버십 비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한 번에 58% 인상했으며, 티빙은 KBO를 이달까지만 무료 중계하고 다음 달부터 유료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토종 OTT들이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사실상 넷플릭스만 국내 시장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넷플릭스의 한국 법인)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해 한국 시장 매출은 8233억 원, 영업이익은 121억 원이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각각 1420억 원, 791억 원의 적자를 냈으며, 매출은 각각 3264억 원, 2479억 원이다. 왓챠의 지난해 매출은 430억 원에 그쳤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OTT 3곳의 지난해 합산 연간 영업손실은 2432억 원에 이른다. 쿠팡플레이와 디즈니플러스는 별도로 국내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내 주요 OTT 중 넷플릭스만 흑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