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스타트 끊는 동행축제, 중기·소상공인에 단비 되길

“고금리와 고물가에 고환율, 고유가 등으로 소비침체가 극심한 상황이라 경영이 쉽지 않다.” 한 중소기업인의 하소연이다.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초체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으로선 4고(高)에 따른 한파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내수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됐던 고금리와 고물가 외에 올해 들어 환율과 유가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은 19일 1382.2원을 기록하며 작년 말 종가보다 7.3%나 상승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연초 3개월간 7% 넘는 급등세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상승 폭이 커서다.

국제유가 상승세도 부담이다. 두바이·브렌트유 가격은 최근 배럴당 90달러 안팎을 오가고 있으며 중동 정세의 불안 등으로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납품단가 연동제 시행으로 과거와 다르게 원가 이슈에 대응할 수 있게 됐지만, 중소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흔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4고와 관련한 경영 환경의 변화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8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4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81.0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0.3포인트(p) 상승했지만, 지난달보다 0.8p 하락해 지난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SBHI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더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반대를 의미한다. 3월 중소기업의 경영상 애로사항을 보면 내수부진(59.0%)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인건비 상승(48.6%), 업체 간 과당경쟁(35.7%), 원자재가격 상승(34.2%)이 뒤를 이었다.

어려움을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는 중소기업이나 폐업을 이유로 소상공인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을 통해 공제금을 받은 소상공인도 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288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0.5% 늘었다.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또 같은 기간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이 311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환경 변화에 따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역할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과 관련한 소비 진작 행사인 동행축제의 규모를 키우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동행축제는 지역경제 활력 제고와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소비 촉진을 위한 행사로, 매년 하반기 연 1회 열렸던 것이 2022년 2회, 작년 3회로 확대됐다. 성과도 좋았다. 지난해 세 번의 동행축제를 통해 3조9925억 원의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애초 연간 목표였던 3조 원 대비 133.1% 초과 달성한 것으로, 12월 상향 조정된 목표인 4조 원에 근접했다.

5월 시작될 올해 첫 동행축제에 대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기대감은 경쟁률에서도 드러난다. 3월 진행된 공개모집(200개사)과 추천선발(100개사) 참여 희망 모집에 1139개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신청했다. 3월 한 달간 진행한 ‘미리 온(ON) 동행축제’에선 39개 채널을 통해 1700여 개 중기·소상공인 제품들이 참여해 600억 원대가 넘는 매출도 올렸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더불어 온 국민의 힘이 더해져 어려움 속에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이 한고비 넘길 힘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