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호칭으로 인해 생긴 회사 안팎 혼선 해소 목적
카카오게임즈가 사내 영어이름 사용을 없앤다. 카카오 계열사 중에서는 첫 시도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신임대표는 지난 17일 타운홀미팅에서 영어 이름 대신 한글 본명에 '님'을 붙여서 호칭을 부르는 방식을 이달 중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한 대표를 부를 때는 기존 한 대표의 영어 이름 ‘마이클’ 대신 ‘상우님’하는 식이다.
카카오는 수평 문화 정착을 위해 그간 직장 내에서 영어 이름으로 호칭해왔다. 이에 카카오 직원들은 김범수 창업자를 ‘브라이언’으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시나’ 로 부르며 소통해왔다.
그러나 사내에서는 영어 이름으로, 회사 밖에서는 한글 이름으로 소통하는 이중 호칭 때문에 혼선이 발생한다는 회사 안팎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 대표도 영어 이름 사용 중단 배경으로 이러한 혼선을 지목했다.
카카오게임즈가 계열사 중 처음으로 영어 이름 사용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번 결정이 다른 카카오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고강도 쇄신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 대표는 카카오게임즈가 규모에 비해 팀이 너무 많은 점을 언급하며 팀장 직급을 없애 팀원이 실장급과 바로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직원 480여 명 중 110여 명이 팀장급 이상이다. 팀 단위로 나뉘어 일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프로젝트별로 업무를 맡도록 해 각종 프로젝트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도록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직급을 간소화하는 대신 팀원이 승진하지 않아도 성과에 맞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그로스 스테이지(Growth Stage)’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로스 스테이지는 팀원의 보상 체계를 8~9개 성장 단계로 나누고, 각자 단계 등락에 따라 보상 규모가 차별화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