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인 외국인 쇼핑 수요를 잡기 위해 밀착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한층 고도화된 인공지능(AI) 통역 서비스는 물론 쇼핑금액에 따른 적립과 할인 혜택을 강화한 전용 멤버십 등을 통해 외국인 고객을 단발성이 아닌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이날부터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AI 통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AI 통역 서비스는 SKT에서 출시한 AI 기반 통역 솔루션 ‘트랜스 토커(Trans Talker)’를 기반으로 안내데스크에서 실시간 통역을 안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서비스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아랍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시아어, 러시아어 등 13개국 언어로 구현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고객들이 주로 찾는 본점에 ‘외국인 전용 데스크’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서 요청할 경우 외국인 데스크 직원이 매장에서 직접 중국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식당가에서도 모바일 QR을 활용한 통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외국인 고객 멤버십 제도와 VIP 혜택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백화점과 아울렛, 면세점에서 원스톱 사용가능한 외국인 전용 멤버십 ‘H포인트 글로벌’을 선보여 인기다. 이 서비스는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7%가 적립되고 더현대서울 등 주요점포 식당 예약과 내국세 환급 신청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또 2017년부터 일부 점포에서 운영하다 코로나 등 여파로 잠정 중단한 AI 쇼핑봇 대신 네이버 ‘파파고’ 통번역 서비스를 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 상에 탑재해 외국인 고객과의 접점 강화에 힘을 실었다.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은 태국과 동남아 고객 수요를 잡기 위한 팝업 스토어와 케이팝(K-POP) 이벤트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백화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닫혔던 하늘길 개방과 K-콘텐츠 관심이 큰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방한 외국인 수는 103만244명으로 팬메딕 이전인 2019년 2월 대비 86% 수준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쇼핑객 수요 회복도 뚜렷하다. 올해 1분기 롯데백화점 잠실점 외국인 쇼핑객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도 “외국인 우수고객 혜택을 강화한 결과 외국인 고객 수와 매출이 전년보다 2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