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특화된 시설 갖춘 연구·개발 시설
국내 기업 기술을 BMW 차량에 접목하기도
한국과 접점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BMW가 연구·개발(R&D) 센터를 확장 이전했다.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에서 일부 공간을 활용하던 기존과 달리 R&D와 테스트를 위한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며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BMW의 새로운 국내 연구 센터 ‘BMW 그룹 R&D 센터 코리아(이하 센터)’를 22일 직접 방문했다.
센터는 청라 IHP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다. 대지면적 약 1600평(5296㎡) 부지에 연면적 850평(2813㎡) 규모의 단층 건물로 조성되었으며 사무 공간과 정비 및 시험실, 인증 시험실, 전기차 충전기 시험동, 연구실 등의 테스트랩이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4개 팀이 각각 테크놀로지 오피스(테크 오피스), 개발, 인증, 테스트 등의 업무를 맡는다. 이러한 업무는 본사인 BMW 그룹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했다.
가장 먼저 진행되는 활동은 테크 오피스 활동이다. 센터 내 테크 오피스에서는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국내 기업의 기술을 스카우팅해서 BMW의 차세대 프로토타입 차량에 접목하는 역할을 한다. 차량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국내 기업의 기술을 도입해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차량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후 개발과 테스트가 이어진다. 필요한 기술 또는 부품을 BMW 차량에 실제 접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제 양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인증팀이 법규나 규정에 맞춰 실제 국내 판매 전 거쳐야 하는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네 가지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센터에는 사무 공간 외에도 최첨단 설비를 갖춘 여러 테스트 공간이 마련됐다.
얼핏 평범한 사무실처럼 보이는 이곳은 HIL(Hardware In the Loop) 작업대다. HIL 작업대에서는 차량이 출시되기 전 해당 국가에 특정된 기능, 성능, 신뢰성 등을 모의 시험하는 곳이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중심으로 다양한 테스트가 진행된다. 현지화가 필요한 음성 명령이나 디스플레이·음향·모바일 연결 등 실차 단계 이전에 부분에 대한 다양한 테스트가 이뤄진다.
약 50석의 규모를 갖춘 사무 공간을 지나면 이노베이션 스페이스가 나온다. 이노베이션 스페이스에서는 말 그대로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시험·개발 등이 이뤄진다. 대학, 기업 등 국내 파트너와 협업을 통해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거나 국내 기업의 특별한 기술을 BMW 차량에 적용하는 등의 업무가 진행된다. 여러 신기술이 검증되는 만큼 센터 내에서도 가장 보안 등급이 높은 공간이다.
다양한 신기술을 검증하는 일은 기존 R&D 센터에서도 진행한 업무지만 새로 문을 연 센터에서는 좀 더 전기차에 특화된 다양한 시험이 가능하다. 전동화 시대를 맞아 전기차에 필요한 맞춤형 시험들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공간은 야외에 자리한 고전압 충전 시험동이다. 다양한 충전 브랜드와 호환성 시험을 진행해 국내 고객에게 최적에 충전 경험을 제공하고 관련 법규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다.
현재 많은 충전기가 구비돼있지는 않지만 센터는 향후 7개의 급속 충전기와 12개의 완속 충전기 등 총 19대의 충전기를 도입할 예정이며 이는 모두 다른 충전 브랜드로 설치될 계획이다. 전기차 이용에 충전이 가장 큰 걸림돌인 만큼 다양한 충전 환경에서도 국내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차를 만들기 위해서다.
다음은 인증 시험실이다. 말 그대로 국내에서 출시하는 BMW, MINI(미니) 차량과 모터사이클 인증 절차에 필요한 작업을 진행한다. 인증은 크게 배출가스, 연비, 안전 등 3개 분야로 나뉘며 이곳에서는 인증에 필요한 사전 시험은 물론 인증 이후 인증 내역과 차량 실제 성능의 일치 여부를 검증하는 시험도 진행된다.
차량 실험실에서는 시험 차량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신화하고 차량이 최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검사, 진단, 수리, 유지보수 등의 활동이 이뤄진다. 각각 3개 차량, 16개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2개 동으로 구성돼있다. 별도 기술력,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한 전기차의 경우 3개 차량을 세울 수 있는 공간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김민용 BMW 그룹 R&D 센터 코리아 매니저는 “기존 R&D 센터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전기차에 집중된 시설이 많이 들어갔다는 점”이라며 “(센터에) 인증, 테크 오피스를 위한 새로운 공간이 생기는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할 때 더욱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