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4개월 만에 400만 가입자…포토프로필 등 구독형 상품 검토
AI 서비스 기능 고도화 박차…통신업계, 에이닷 수익화 성패 촉각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만든 ‘인공지능(AI) 피라미드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동 통신 3사 가운데 AI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수익화에 가장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T는 23일 SK텔링크와 제휴해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 전화로 국제전화를 발신하고, 통역콜을 사용하면 국내통화요금과 동일한 수준인 분당 108원(부가가치세 별도)의 요금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에이닷 통역콜 서비스는 별도의 번역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거나 영상 통화 상의 툴을 이용해 통역하지 않고, 전화 상에서 AI를 활용해 실시간 통역을 제공한 국내 최초의 서비스다. 에이닷은 지난해 9월 정식 출시 이후 AI 개인 비서를 목표로 △통화 녹음 △음악 추천 △수면 관리 등의 신규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이는 에이닷 서비스의 상용화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AI 피라미드 전략의 상층부인 ‘AI 서비스’를 수익화하기 위해서는 에이닷의 유료화가 관건이며, 이를 위해서는 에이닷 내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돼 이용자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능 고도화에 힘입어 에이닷의 가입자는 현재 4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SKT는 에이닷의 유료화를 계획하고 있다. 김용훈 SKT AI 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CES 2024에서 “‘사용자만 많으면 언젠가 돈을 벌겠지’와 같은 순진한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에이닷은 사업 성과를 목표로 두고 있다”면서 “(에이닷은) 고객들에 번들링하거나 구독하는 방식으로 과금 및 유료화 계획이 가능할 것 같고, AI 개인 비서를 통한 중개 수수료 등도 모델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수면 관리, 포토 프로필과 같은 기능들을 묶어 구독형 상품 형태의 수익 모델에 대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내 일부 사업자의 경우 포토 프로필과 같은 AI 콘텐츠에 대해서 월정액 또는 건당 사용료 과금 방식으로 수익률을 내고 있기에 에이닷에서도 유사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거란 전망이다.
다만 에이닷의 유료화 시점은 미정이다. SKT 관계자는 “유료화 시점은 서비스 상황,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 에이닷의 근간이 되는 에이닷 전화 사용 경험이 에이닷의 다양한 콘텐츠로 연결될 수 있도록 추천 등 AI 기능 자체를 더 고도화할 방침이다.
AI의 기업과소비자간거래( B2C) 서비스는 자사 AI 기술력을 시장에 알리고, 소비자와 기업 간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AI 서비스 개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수익화하기란 쉽지 않다. 소비자 생활에 밀접한 만큼 윤리적 문제의 위험성도 피해갈 수 없다.
시장에서는 SKT가 AI 기술력으로 AI B2C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SKT의 AI 기술력은 글로벌 주요 통신사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테크기업으로 전환하는 통신사 전략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 통신사 12곳 중 SKT가 AI, 고객용 디지털 서비스 제공, 연구개발(R&D), 테크기업을 향한 비전 등 4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