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늘어난 취업자 중 여성의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해 남성을 크게 압도했다. 여성 취업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최근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늘어난 취업자 32만7000명 중 여성이 30만3000명으로 92.7%를 차지했다. 최근 3년 간(2021~2023년) 늘어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 증가세는 30대 여성, 고학력 여성, 기혼 여성이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30대 남성 취업자는 감소한 반면, 30대 여성 취업자는 더 크게 증가해 전체 30대 취업자 증가를 견인했다.
성별과 관계없이 저학력(고졸 이하) 취업자는 줄고, 고학력(대졸 이상) 취업자는 증가했다. 다만 늘어난 고학력 취업자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일 정도로 고학력 여성이 취업자 증가를 주도했다. 또 지난해 늘어난 여성 취업자 30만3000명 중 69.9%인 21만2000명이 기혼 여성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여성 취업자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분 중 여성 비중은 103.5%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전달 대비 17만3000명 늘었는데, 여성이 17만9000명 늘고 남성은 오히려 7000명 줄어들면서 전체 취업자 증가분 중 여성 비중이 100%를 초과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확대되면서 육아·가사 활동을 하는 남성 전업주부도 늘고 있다. 지난해 남성 전업주부는 21만8000명으로,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다. 남성 전업주부 수는 2019년 15만5000명, 2020년 16만3000명, 2021년 19만4000명, 2022년 19만8000명, 2023년 21만8000명 등 매년 증가세다.
한편 여성 취업자 증가 이외에도 경총은 최근 고용 흐름 특징으로 단시간 근로자가 증가, 청년고용 부진 등을 꼽았다.
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는 지난해 126만3000명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여성, 고령자와 청년, 10인 미만 사업장이 단시간 근로자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 취업자는 2022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7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최장기간 감소 기록이다. 작년에는 청년 취업자가 9만8000명 줄었다. 이 같은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청년 인구감소로, 취업자 감소분 중 인구효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인구·산업구조 전환이 빨라지면서 고용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모든 연령·계층의 고용 안정과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단 없는 노동개혁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출산율 반등과 함께 진행될 수 있도록 유연근무제 확대,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문화 조성 등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