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글로벌,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 부동산 시장 세미나 개최
한국이 2040년부터 가구 수 축소와 함께 집값이 장기 하락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우리나라보다 저출산∙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의 경우 2045년까지 도쿄권 전체 집값이 840조 원 이상 증발할 것으로 예측된 만큼 우리나라도 부동산 시장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한미글로벌은 전날 인구문제 전문 민간 씽크탱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과 '인구구조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일본과 한국의 부동산 시장을 비교 분석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주제 발표에 나선 우토 마사아키 도쿄도시대 도시생활학부 교수는 "인구감소는 주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다음은 오피스 시장"이라며 "일본의 경우 수도권인 도쿄권의 주택자산 가치가 2045년에는 2019년 주택가격의 30%까지 하락해 94조 엔(약 840조 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우토 교수는 집값 낙폭에는 도심에서 출퇴근 시간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며, 출퇴근 시간이 60분이 넘어가면 집값 하락이 가파르게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도쿄 중심부에서 통근 시간이 30분 이내는 주택가격이 2018년 기준으로 2045년에 9.9% 하락하지만, 60분이 넘어가면 29.8%, 90분은 48.2%, 120분은 54.7%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주택자산 가치 디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정책으로 '콤팩트 시티' 추진을 제안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보다는 기존 도심을 고밀 개발하는 '콤팩트 시티'가 주택자산 가치를 방어하고 고령화에 대비하기에도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이어서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한국의 초저출산∙초고령화와 부동산 시장'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 교수는 "인구 자연 감소 추세에도 1인 가구 증가로 국내 가구수가 2039년에 2387만 가구로 정점을 찍지만 2040년경에 총 주택 수요량도 정점에 도달하기 때문에 그 이후 주택가격은 하락 추세가 예상된다"며 “수도권보다 지방의 하락 추세는 더 일찍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가구 수가 감소하는 2040년 이후부터는 빈집이 급격히 늘어나 2050년에는 전체 재고의 13%가 빈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주택 수요 하락국면에 주택 유동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령층 가구가 작은 평수로 집을 옮기는 ‘주택 다운사이징’을 유도하는 세제 혜택으로 세대 간, 가구원수 간 주택의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차액을 연금으로 전환하면 안정적인 노후 소득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화된 주택의 빠른 재생과 빈집 관리를 위해 이 교수는 “도시재정비에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 총 주택 수요량이 감소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므로 노후화된 주택의 재생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청년 주거불안 해소를 위해 민간임대주택 시장 활성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과 정운찬 한미연 이사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 방송희 주택금융연구원 수석연구원, 차학봉 땅집고 미디어본부장 등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전망과 대응책에 대해 토론을 펼쳤다. 이날 세미나 주요 내용은 추후 한미글로벌 유투브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