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5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단독 제출하는 등 여당에 의사일정 합의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21대 마지막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있는 민생법안이 주목받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있는 법안으로 ‘AI(인공지능) 기본법’이 거론된다.
기본법은 AI 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수립하고 AI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과기부 장관이 3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AI 윤리원칙’을 제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여야는 기본적으로 신속한 법안 통과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법안소위에선 발의된 7개 법안을 병합하는 식으로 AI 기본법을 제정하기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부처 간 이용자 보호 업무 중복 등 일부 조문 수정이 필요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이를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방위 여당 간사 측은 본지에 “자잘한 수정이 있어도 전체회의에서 수정 의결하면 되는 것”이라며 “(합의 및 처리 과정이) 거의 다 끝났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 통과만을 남겨둔 법안들도 5월 내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법사위에 계류 중인 산업기술보호법(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처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해외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벌금 상한을 현재 15억원 이하에서 65억원 이하로 크게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은 상임위 통과 후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내부고발자에 대한 면책조항을 주는 조항에서 지적사항이 나와 진행이 멈춘 상태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5월 임시회 개회 여부를 두고) 여야 간 합의가 안 되는데 법사위가 열릴 수 있겠는가”라면서도, 산업기술보호법을 포함해 “만약 임시회가 열린다면 상임위를 통과해 올라온 민생법안은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지원 확대 등 주요 경제 법안을 다루는 기획재정위원회의는 회의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4·10 총선 직전 열린 2월 임시국회에서 기재위 여당 위원들은 해당 법안들을 처리하려고 시도했지만 최종 무산됐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세제 법안 중 아직 처리되지 못한 법안으론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임투(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연구개발(R&D)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이 꼽힌다.
다만 법안 처리 전망은 밝지 않다. 기재위 여당 간사 측은 본지에 “여야 간사 간 협의도 없었고, 향후 협의 계획도 없다”고 알려왔고, 야당 간사 측에서도 “기재위에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법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