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교수 10명 중 9명 “체력적 한계”…26.5% 사직 의향

입력 2024-04-29 10:55수정 2024-04-2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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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83.3%는 24시간 근무 다음날 휴식 없어 “체력적·정신적 소진 호소”

▲의대정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한 환자와 보호자가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떠난 후 의료공백이 2개월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대학병원 교수 10명 중 9명은 체력적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지난 12일부터 약 일주일간 전국 대학병원의 여성 임상 교수 434명을 대상으로 사직 의사, 근무 시간, 신체·정신적 소진상태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여성 교수들은 가정에서 주 양육자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병원 업무 가중의 고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됐다.

설문 결과 근무를 할 수 있는 한계에 조만간 도달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92.4%에 달했다. 30대 교수 157명의 95.5%(150명), 40대 교수 197명의 93.4%(184명) 등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계가 임박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장시간 근무하는 상황이 기약 없이 지속되는 상황이 교수들의 체력적·정신적 소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6.6%에 해당하는 376명이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었고, 80시간 넘게 근무하는 사람도 27.4%로 119명에 달했다. 특히, 내과계 교수 중 80시간 넘게 일하는 비율은 33%로 조사됐다.

대학병원 교수들은 당직으로 24시간 근무한 이후에도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시간 근무를 한 교수 가운데 83.3%는 다음날 휴식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특히 30대 교수가 87.5%로 가장 높았으며,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인 60대 교수들도 7명 중 5명(71.4%)이 온종일 근무 후에도 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의 교수가 사직을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직 의향에 대해 1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7점(매우 그렇다)까지 나타내는 조사에서는 26.5%를 차지하는 115명이 7점이라고 답했다. 1점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2.3%에 그쳤다.

암환자 회진 등 내과계 업무를 하는 교수들의 사직 의사가 두드러졌다. 내과계 교수는 총 240명 중 34.2%에 해당하는 82명이 사직 의사와 관련해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다.

앞서 전의교협은 22일 총회에서 각 병원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일주일에 하루씩 휴진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교수들이 과도한 업무로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진료의 질과 환자 안전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의교협과 별개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역시 26일 총회를 열고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을 결정한 상황이다. 아울러 오는 30일 서울 주요 ‘빅5’를 비롯한 대다수 대학병원 교수들이 개별적·자발적 휴진을 단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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