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헌재는 장교 A씨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에 대해 지난달 25일 기각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단기 법무장교로 임용돼 현역 복무하던 중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이 장교의 표현행위를 제한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이 법 조항 중 A씨에게 해당하는 '장교'에 관한 부분(군무와 관련된 고충사항을 집단으로 진정 또는 서명하는 행위)에 대해서 그의 기본권을 침해됐는지를 판단했다.
재판관 9명 중 5명은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군 조직 질서 확립, 군 전투력 유지강화, 국가 안전보장과 국토방위 등을 위한 법안인 만큼 그 목적과 수단이 모두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이들 재판관은 “특수한 신분과 지위에 있는 군인의 집단행위에 대해선 보다 강화된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단순한 진정, 서명행위라 할지라도 무기와 병력 동원할 수 있는 군대 내에서 이루어지는 집단행위는 예측하기 어려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수 있고 자칫 군 조직 위계질서와 통수체계를 파괴해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정정미 등 재판관 4명은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법안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지만 A씨의 표현의 자유를 최소한으로만 침해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대의견을 제시한 재판관은 “‘군기를 문란하게 할 구체적 위험이 있는 경우’, ‘그 목적이 공익에 반하는 경우’ 등과 같이 구성요건을 제한적으로 규정해 심판대상 조항이 안고 있는 위헌성을 최대한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집단 진정이나 서명이 “장병들을 위한 병영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건의사항이나 군대 내의 부조리 등을 시정하기 위한 공익적인 목적을 가진 행위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이런 행위가 일률적으로 군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킨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장교가 군무와 관련된 고충 사항에 관해 집단으로 진정, 서명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에 대해 최초로 판단한 사건”이라고 이번 결정의 의미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