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자율적 공시와 시장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우수사례가 나오고 그 문화가 확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즉 진정성은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제성 없이 모든 것을 시장의 자율성에 맡기면서 일각에선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반박한 것이다.
박 국장은 2일 금융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형식적으로 우리가 공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제재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가능하지만 아무 의미 없는 공시를 한다고 하면 가치가 오히려 희석된다”면서 “자산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은 공시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오히려 옥석을 가리기가 어려워지며, 이번 취지도 퇴색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금융위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관련 일문일답이다.
- 페널티 없이 모든 것을 자율공시에 맡겼다고 했는데. 기업들과 업종별로 사전에 소통한 것이 있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제대로 공시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식적으로 우리가 공시 안 하면 제재를 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만 아무 의미 없는 공시를 한다고 하면, 그 가치가 오히려 희석되고 투자자들 입장에선 옥석을 가리기가 어려워진다. 제대로 공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성은 강제할 수 없다. 우수사례가 나오고 그 문화가 확산되어나가는게 중요한데, 자산 규모 일정 이상은 공시를 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
- 일본에선 유가증권시장 40%, 계획에 의하면 50% 나설 것이라는데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어느 정도 나설 것인지 전망치가 있나
“일본의 경우 작년에 사전공시 포함해서 프라임 마켓 상장사 중 49%, 스탠더드 마켓을 포함하면 26% 수준이며, 공시하겠다고 하는 기업까지 포함해도 34% 수준이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론 45%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계산한 것은 없다. 어디까지나 자율성이기 때문이다.”
- 오늘 발표된 내용 기존 시장에서 나왔던 내용이 많다. 금융위가 강조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
“당연히 기존 시장에서 나왔던 것들이 반영되는 것이 맞다. 공개하기 위해선 자문단 회의부터 기업, 기관투자자 등의 의견을 모두 고려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공시 여부와 속도가 중요한 것이 절대 아니다. 정말 제대로 공시하고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재도 시장엔 ESG공시, 지배구조보고서 등 많은 것들이 있지만 사실상 시장에서 관심이 없다. 시장의 요구와 투자자들의 관심들을 잘 살펴서 기업 본인들의 상황을 잘 설명하는 등 내실 있는 공시가 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 나가겠다.”
- 지난해 불성실 공시 관련 파두 사태가 있었다. 면책 문구를 명시했다면 불성실 공시로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시장이나 투자 판단을 왜곡하는 것을 막는 장치 등을 고안한 게 있는가
“어떤 규정 위반이라고 하면, 구체적 사례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는 예단을 할 수는 없지만, 불성실 공시든 불공정 거래 행위든 해당하면 처벌받는 것은 변함이 없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여타 기업공시와 동일하게 허위 공시 등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이 적용되나, 단순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 우수기업 표창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현재 단계는 어떻게 진행 중인지 궁금하다
“내년 5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이 우수 사례들이 많이 발굴되고 전파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 밸류업) 지수 개발이라든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병행이 될 것이다. 계량적인 수치로 기업 밸류업이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주주와 시장이 어떻게 평가하고 반응하는지 중요하다. 거래소 내에 자문단과 협의를 해서 평가방안 구체화할 예정이다.”
- 기업가치 구조보고서도 2017년 자율공시로 시작했으나 2019년 순차적 의무화 됐던데,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도 향후 단계적 의무화가 추진할 계획이 있는가
“단계적 의무화 계획 없다. 지배구조보고서 등 ESG 관련 공시들이 도입되고 많이 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시장에선 관심이 없다. 부담을 위한 부담, 공시를 위한 공시 이런 것은 지양한다.”
-가이드라인이 페널티가 없지만 인센티브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기업들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서 운영하는 기업들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이행을 통해서 그들에게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마치 기업에 부담을 준다는 평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촉진하기 위해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인데, 일본의 경우 관련 지수 개발한 것 이외엔 없다. 우리는 범정부적으로 나서고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인센티브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이 놀라워하는 중이다. (이 정책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을 뿐 인센티브 구조 등이 미흡하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 일본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자기자본이익률(ROE) 8% 이상 등 최소한의 수치 기준을 제시했던데 우리는 숫자들을 담지 못한 이유가 있는가
“개별 기업의 사정이라든지 환경 등에 따라 수치가 다를 수 있다. 예컨대 금융 같은 경우엔 일반적으로 PBR은 1배 미만이다. 금융회사의 자산은 대출 채권인데, 업사이드는 정해져 있지만, 다운 사이드는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어 하방이 크다. 이에 단순히 어떤 기업 업종별로 비교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