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60% 급감...순이익 행진, 7분기 만에 적자
활성고객 1년새 16% 증가...국산 제품ㆍ멤버십 혜택 강화
김범석 “최고의 서비스로 고객 록인...파페치 연착륙”
‘유통 공룡’ 쿠팡의 거침없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 대형 C커머스 업체들의 맹공 속 1분기 영업이익이 60% 급감했다. 쿠팡의 출구 전략은 고품질 제품의 로켓배송과 충성고객 확보다. 올해 총 5조5000억 원을 투자해 한국산 제품 비중을 늘리고 유료 회원제 ‘와우 멤버십’ 혜택을 강화할 방침이다.
쿠팡이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31억 원(4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1362억 원) 대비 61% 하락했다. 2022년 3분기부터 지속된 순이익 행진도 7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1분기 쿠팡 매출은 9조4505억 원(71억14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7조3990억 원·58억53만 달러)과 비교해 28% 늘어난 것이다. 쿠팡의 분기 매출이 9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커머스사들이 TV·온라인광고 등을 통해 한국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자, 쿠팡은 상황을 반전시킬 보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 겸 창업자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진입 장벽이 낮고 소비자들은 더 좋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로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이를 위해 올해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산 제조사 상품 직매입 규모를 지난해보다 5조 원 늘린 22조 원(160억 달러)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무료배송과 반품, 전용 할인 서비스 등이 포함된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도 전년 대비 1조 원 늘린다.
김 의장은 “한국에서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거대하고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 내 쿠팡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라며 공격적인 투자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여기에는 물류시설 확충을 통한 오지·산간지역 등 전국 무료배송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쿠팡은 그 일환으로 2026년까지 총 3조 원 이상을 투입해 경북 김천, 광주 등에 신규 물류센터 8곳을 구축하고 2027년 전국민 로켓배송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인프라 구축에 대해 단순히 물류 시스템 강화를 넘어 로켓프레시(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과 로켓그로스 사업으로 더 다양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는 “1만5000원(11달러)의 최소 무료배송 금액으로 최고 수준의 식료품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정까지 주문 시 새벽 6시 문앞배송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로켓프레시 판매 실적은 1년 만에 70% 상승했고 산지 직매입 등을 통해 고객에게 시간과 비용 모두 절약하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쿠팡 활성고객 수는 2150만 명으로 1년 전(1860만 명)보다 290만 명(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활성고객은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입한 고객을 의미한다. 활성고객 1명당 매출 규모도 전년 대비 3% 증가한 41만8460원(315달러)으로 집계됐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활성고객 증가는 쿠팡이 다양한 상품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최저가에 제공하기 위해 지속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의장은 올 한 해를 쿠팡의 고객 경험 강화와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 연착륙 등 영역 확장, 파트너 지원 확대 등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규 활성고객 증가는 향후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상품과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