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상승률 119% 달하기도
AMC·레딧·로빈후드도 상승
“3년 전 재연” vs “과거와 달라”
미국 주식시장에서 밈(Meme·인터넷에서 입소문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종목)주식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2021년 뉴욕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밈주식 광풍이 돌아올 것인지, 단순히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표적인 밈주식으로 꼽히는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입스탑 주가는 이날 전장보다 74.40% 폭등한 30.4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상승 폭이 119%까지 확대했다. 변동성 탓에 거래 시작 직후 90분 만에 9차례나 거래가 중단될 정도였다.
게임스탑 이외의 다른 밈 주식도 상승세를 탔다. 미국 영화관 운영업체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는 이날 78.35% 뛰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기업 레딧은 8.71% 올랐고, 증권거래앱 로빈후드 주가도 4.07% 상승 마감했다.
이날 이들 종목의 폭등은 과거 ‘개미들의 반란’을 이끌었던 밈 주식 투자자 키스 질(롤링 키티)이 활동 재개를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X(엑스)에 의자에 앉은 한 남성이 게임 컨트롤러처럼 보이는 물건을 들고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게재했다.
그가 X에 게시물을 게재한 것은 2021년 중반 이후 약 3년 만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그가 다시 움직일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이에 3년 전과 같은 밈주식 열풍이 다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관측과 견조한 미국 경제로 인해 시장 환경이 나쁘지 않다는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주요 주가지수인 다우지수는 최근 3월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다시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밈주식 급등은 2021년 광풍과는 다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수 주 동안 옵션거래량이 증가하기는 했으나 3년 전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또 2021년에는 개인 투자자 대상으로 하는 거래 플랫폼에서 매수 주문이 매도 주문을 크게 앞질렀지만, 이날은 매도 주문과 매수 주문이 거의 비슷했다. 이는 소매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의 유일한 원동력이 아니라 서로에게 매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과거 밈 주식 열풍 당시와 현재는 시장 환경도 매우 다르다. 3년 전에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에 가까웠고, 연준과 의회가 내놓은 수조 달러의 경기 부양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넘쳐났다. 반면 현재는 미국의 기준 금리는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형 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액 투자자들의 유동성 여력도 크게 줄어들었다.
피터 애트워터 파이낸셜인사이트 대표 겸 윌리엄앤드메리 컬리지의 경제학 겸임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항상 일식과 같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한동안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곤 한다”며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보면 항상 정서가 극단적인 상황에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