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수백명 감원·사무실 출근 지시…재택근무 ‘NO’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월마트 매장 입구 근처를 사람들이 걷고 있다. 월마트는 수백 개의 기업 일자리를 없애고 나머지 원격 근무 직원 대부분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이애미(미국)/AFP연합뉴스

월마트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텍사스주 댈러스·조지아주 애틀랜타·캐나다 토론토 등의 디지털 부서와 기타 부서에서 일자리 수백 개를 줄이고, 남아 있는 재택근무 직원들 대부분에게는 월마트 본사가 있는 아칸소주 벤턴빌 본사 등에 전근하라고 통보했다.

만약 전근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 조직개편 대상이라는 방침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비용 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무실 복귀 지시는 기업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굳어진 원격근무가 기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반영됐다. 월마트의 도나 모리스 최고인사책임자(CPO)는 “원격근무 직원에게 사무실로 복귀하도록 요청한 결정은 협업과 혁신을 촉진하고 더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확산세가 축소되던 2022년부터 본사 부서 직원들에게 출근을 의무화하도록 내부 규정을 바꾸는 등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있다.

월마트가 160만 명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큰 고용주임에 따라 이번 결정은 최근 사무실 복귀 추세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해고자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리더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진단했다.

앞서 오픈AI의 샘 올트먼,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나이키의 존 도나호 등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원격근무가 혁신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고 비판하고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근로자들은 팬데믹 기간 얻은 근무형태의 유연성을 포기하는 것을 꺼리며, 청원, 퇴사, 소송 제기 등을 통해 저항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크리스토퍼 마이어스 경영 및 조직건강 부교수는 “재택근무로 인한 생산성 감소에 대해 기업 CEO들은 확실한 근거를 거의 제공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마도 팀의 공동 배치의 중요성에 대한 수십 년 된 연구에 의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