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ㆍ배터리ㆍ태양광 패널서도 선도
“中 탈탄소화 공급망 장악 우려 고조”
중국이 ‘지구 온난화 퇴치의 열쇠’로 꼽히는 탄소포집 특허 기술 수가 압도적인 세계 1위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국이 이미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전기자동차ㆍ전기배터리ㆍ태양광 패널 등 녹색기술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까지 빠르게 앞서가자 ‘글로벌 탈탄소화 공급망’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8일 미쓰이물산글로벌전략연구소와 협력해 2000년부터 올해 2월까지 주요 국가의 산업용 탄소포집ㆍ격리 기술 특허 누적 건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 기업과 연구기관이 보유한 탄소포집 기술 특허 누적 건수는 2월 기준 총 1만191건으로 2015년보다 4배 증가했으며 전 세계 관련 특허의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또한 2위인 미국(3574건)의 3배에 가깝다. 3위는 2977개를 기록한 일본이 이름을 올렸다.
연구기관과 기업별로 특허 순위를 보면 각각 중국과학원과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과학원은 탄소를 메탄이나 기타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에 탁월했다. 시노펙은 작년부터 유전 지하에 100만 톤(t) 이상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탄소의 분리와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이 보유한 특허는 품질도 높다”면서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미국과의 특허 품질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많은 기업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0)로 한다는 등 탄소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공장이나 발전소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묻거나 화학물질의 원료로 사용하는 탄소포집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지난달 열린 기후ㆍ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주요 7개국(G7)이 2035년께부터 탄소 포집되지 않은 석탄 화력발전을 전면 금지하기로 합의하면서 탄소포집 기술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글로벌 탄소포집 시장 규모는 2028년 152억4000만 달러(약 21조 원)로 2021년에 비해 6.5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는 “중국이 지식재산권 확보는 물론 원자재부터 핵심 부품에 이르기까지 탈탄소화 공급망 전체를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전기차ㆍ배터리ㆍ태양광 패널ㆍ풍력장비 등에서도 글로벌 리더인 중국이 탄소포집에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탈탄소화 분야 전체를 지배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