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한ㆍ일ㆍ중 경제협력 설문조사’
中, 원자력ㆍ신재생 협력 희망
대한민국ㆍ일본ㆍ중국 기업들이 경제적 상호 이익 도모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3국 간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과 중국 기업들은 우선 협력 대상국으로 모두 한국 기업을 선호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3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ㆍ일ㆍ중 경제협력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고 20일 밝혔다. 3국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제 현안에 대해 공동 설문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점 척도를 기준으로 상대국 기업과의 협력 의향을 조사한 결과 일본 기업은 중국 기업(평균 4.7점)보다 한국 기업(5.2점)을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 역시 일본 기업(6.5점)보다 한국 기업(7.1점)과의 협력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기업은 양국 기업 간 협력 의향이 비슷한 수준(일본 기업 6.3점, 중국 기업 6.1점)이다.
협력 의향이 6점 이상인 기업은 중국 기업 111개사 중 98개사(88.3%), 일본 기업 107개사 중 53개사(49.5%)다.
3국 간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 75.0% △일본 기업 46.7% △중국 기업 45.0% 순으로 나타났다.
관계 개선이 필요한 주요 이유로 한국 기업은 ‘기술 협력 등을 통한 경제적 이익 확대(49.3%)’와 ‘공급망 안정(26.7%)’을 꼽았다. 반면 중국 및 일본 기업의 경우 ‘동북아 안보 및 평화(일본 40.0%, 중국 44.0%)’가 ‘기술 협력 등을 통한 경제적 이익 확대(일본 32.0%, 중국 30.0%)’보다 응답 비중이 높았다.
상대국 기업과 협력을 희망하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서 일본 기업의 경우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분야(25.5%)’를 1순위로 택했다. 2순위는 ‘원자력ㆍ수소ㆍ신재생 에너지 분야(17.0%)’였다.
한국과 중국 기업은 안정적 전력 공급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원자력ㆍ수소ㆍ신재생에너지(한국 25.2%, 중국 23.9%)’를 1순위로 응답했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분야(한국 22.3%, 중국 19.8%)’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전기차 배터리 12.7% △AIㆍ양자컴퓨터 12.6% △인프라ㆍ기계 11.7% △5G 등 통신기술 11.2% 순으로 집계됐다.
세계적 추세인 3고(고금리ㆍ고환율ㆍ고물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불안정은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가장 큰 현안(한국 38.0%, 일본 35.0%)으로 지적했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 성장동력 약화’를 최대 경제 현안(42.3%)으로 꼽았다.
또한, 한국과 중국 기업은 ‘세계 경제 저성장에 따른 수요 감소를 수출 리스크 1순위(한국 34.0%, 중국 29.7%)’라고 우려했다. 일본 기업은 ‘공급망 불안정(30.8%)’ 때문에 수출이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추가로 경기 회복 가능 시점을 알아본 결과, 한ㆍ일에서는 ‘이미 회복했다(한국 25.0%, 일본 57.0%)’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중국은 ‘2025년 하반기(24.3%)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ㆍ일ㆍ중은 주요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많은 기업을 보유한 국가들로 관계 개선 시 기술 협력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경제계 간 협력이 강화돼 동북아 번영의 토대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