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젊은 환자, 인지율 절반 위험…“국가 차원 관리 절실” [비만·당뇨 A to Z⑤]
국내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사회·경제적 부담도 늘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비만과 심혈관계 질환을 동반하고 있으며,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환자들은 건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국가적 차원의 질환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2018년 302만8128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2년 368만7033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청구된 요양급여비용 총액은 8604억7158만 원에서 1조728억5581만 원으로 늘어, 1조 원을 넘어섰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0년을 기점으로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유병률은 16.7%에 달했다. 30세가 넘은 우리 국민 6명이 모이면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의미다. 65세 이상 성인에서 집계한 유병률은 30.1%까지 높아진다. 이 연령대는 10명 중 3명이 당뇨병 환자인 셈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 가운데 절반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었다. 체질량지수가 25에서 29.9에 해당하는 1단계 비만한 환자가 전체 당뇨병 환자의 41.5%를 차지했다. 체질량지수가 30에서 34.9 사이에 해당하는 2단계 비만 이상인 상태의 환자도 11%에 달했다. 체질량지수가 35를 넘어서는 3단계 비만에 해당하는 환자도 1.9%로 확인됐다.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위험 역시 적지 않았다.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중 58.6%가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5세 이상 환자만 집계하면 10명 중 무려 7명이 당뇨병과 고혈압을 함께 진단받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 또한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의 76.1%가 진단받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해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치가 100mg/dL 이상일 경우 진단된다.
당뇨병 환자의 연령대에 따라 질환 관리 수준에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중장년층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진 만큼, 이 연령대 환자의 건강 관리는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30~40대 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이미 당뇨로 진단되는 상태에 진입하고도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는 비율이 상당했다.
질병관리청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50~60대 남녀 환자의 당뇨병 인지율은 각각 66.8%, 67.8%였으며 치료율은 각각 60.8%, 65.5%로 조사됐다. 70대 이상에선 남성 환자의 인지율이 75.9%, 여성은 78.7%로 집계됐고, 치료율 역시 남성 72.8%, 여성 76.7%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반면 30~40대 당뇨병 환자는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연령대 여성 환자는 인지율 48.6%, 치료율 40.9%로 조사됐다. 남성의 경우 인지율은 51.6%, 치료율은 46.7%로 집계됐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내분비당뇨병센터 소장)는 “식습관 변화와 스트레스 증가로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연령과 관계없이 식생활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당뇨병과 동반 질환이 환자들의 사회 활동을 저해하고 노동력을 상실시키는 만큼, 국가적인 대응이 필요한 질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