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정부 압력에…일본은행 조기 금리 인상 관측↑

입력 2024-05-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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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JP모건, 9월서 7월로 예상 앞당겨
엔저, 소비 위축 주원인으로 지목
‘지지율 바닥’ 기시다 정부, 엔저 불만↑
우에다 총재, 매파 발언 잇달아

▲일본은행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7일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면담하고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 전망이 잇달아 9월에서 7월로 당겨지는 등 최근 금리 조기 인상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슈퍼 엔저가 가계 소비를 위축시키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 주된 배경이다.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정부가 연거푸 일본은행에 압력을 가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2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0.25%포인트(p) 인상 시점을 9월에서 7월로 변경했다. 또 내년 1월에 추가로 더 인상해 0.5%, 내년 2분기에는 0.7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체이스도 일본은행이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0.25%p 올리고 이후 한 차례 더 올려 연말에는 0.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일본은행이 3월 19일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9년간 유지해 온 마이너스(-0.1%) 금리를 해제할 때만 하더라도, 추가 인상에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줄 것으로 예상되며 달러화가 강세를 띠자 엔화값은 빠르게 하락했고, 이에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일본 엔화 가치는 올 들어 미국 달러화 대비 약 10% 하락해 주요 10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엔저는 수출기업에 날개를 달아줬지만, 지난달 말에는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처음으로 160엔 선을 돌파하면서 경제에 역풍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16일 공개된 일본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소비가 0.7% 줄어 작년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엔화 약세로 생활 물가가 뛰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이다.

로이터통신은 “엔화 약세는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기시다 총리의 골칫거리가 됐다”면서 “이미 낮은 지지율에 시달리고 있는 기시다 총리가 실질임금을 플러스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기시다 정부는 일본은행에 다양한 경로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도 최근 정부를 의식하며 매파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7일 기시다 총리와 회동 후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에서 엔화 움직임에 경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뒤에는 “엔저가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경우 시장의 기대보다 더 빨리 금리를 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우에다 총재가 지난달 26일 “엔화 악세가 인플레이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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