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ㆍ종양 컨디션 따라 치료 방법 달라질 수 있어
강아지 평균수명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질병의 발생을 불러왔지만 그만큼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수의학도 발달하고 있다. 노령견의 경우 개복 수술 시 손상부위가 크고 회복이 느려 절개 부위가 적은 최소침습수술법이 주목받고 있다. 최소침습수술법이란 5~10㎜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강아지의 몸 안에 카메라와 장비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을 말한다.
최소침습수술은 수술 부위에 따라 관절경, 흉강경, 복강경으로 구분한다. 손상된 관절의 연골이나 인대의 절제와 복원, 종양의 검사를 위한 생검 시술, 중성화 수술, 림프절·담낭·비장·심낭 등의 절제술 등 매우 다양한 질병에 적용할 수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최소침습수술법은 이미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최신 수술법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최소침습수술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2023년 8월 한국수의최소침습의학연구회(KVMIS)가 설립돼 연구회 회원과 2차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최소침습수술법을 다양한 질병에 적용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국수의최소침습의학연구회의 창립 멤버인 이려 샤인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최소침습수술법은 절개부위가 작기 때문에 출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으며, 절제부위의 통증이 매우 적어,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질환에 따라 혹은 종양의 컨디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노령견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인 부신종양으로 인한 쿠싱증후군의 경우 종양이 2㎝ 이상이고 지속해서 성장하는 경우,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면 절제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이 추천된다.
부신(adrenal gland)은 신장 위에 위치한 작은 내장기관으로 호르몬 분비를 통해 강아지의 신체기능을 조절한다. 부신은 겉질(피질)과 속질(수질)로 이뤄져 있는데 피질에서는 코르티솔, 알도스테론, 안드로겐 등의 부신피질 호르몬을 분비하며, 속질에서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데 아드레날린은 혈관의 수축시켜 혈압을 증가시킨다.
쿠싱증후군은 다른 말로는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라고 부른다. 즉 부신의 겉질인 피질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이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과도하게 분비돼 유발되는 질병이라는 뜻이다. 송두원 샤인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은 “부신피질에서 코르티솔 분비에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뇌하수체나 부신에서 발생한 종양이 원인인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신종양으로 인해 호르몬의 불균형이 발생하면 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거나 소변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한,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복부가 빵빵하게 팽창하고, 털이 빠지거나 피부에 이상이 생기고 근육이 줄어들어 무기력하고 활동성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부신종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체검사와 혈압측정을 통해 이상을 점검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확인한다.
송 원장은 “종양으로 인한 쿠싱증후군과 같은 부신 관련 질병은 호르몬 분비의 이상 질환이기 때문에 종양절제수술 이후에도 계속된 관찰과 약물치료를 통해 무너진 호르몬 균형 상태를 조절해야 한다”면서 “만약 종양이 매우 크거나 주변 조직에 영향을 많이 주었다면 종양 제거를 위한 수술 전에 방사선 치료를 시행해 종양의 크기를 줄이거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복부를 절개(개복수술)해 종양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복수술은 손상 부위가 크고 회복이 느려 노령견의 경우 건강을 크게 해치고 수술부위를 절개할 때 다른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위험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최소침습수술법의 활용 빈도가 늘고 있다.
최소침습수술법은 만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만약 선택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강아지의 치료뿐만 아니라 통증 경감은 물론 회복과 수술 후 반려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반려동물에게 손쉽게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최소침습수술에 익숙한 수의사나 동물병원이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최소침습수술을 결정하기 전에는 최소침습수술에 대한 경험이 있는지, 마취전문수의사가 있는지, 수술 전후 모니터링이 가능한 영상검사장비와 전문인력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 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