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에서 암까지…비만 유관 질병 50가지 육박 [비만·당뇨 A to Z②]
비만은 체형 문제 외에도 당뇨병, 시력저하, 고혈압, 지방간, 담낭질환, 뇌졸중, 월경이상 등 40~50가지의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만병의 근원’으로 불린다.
에너지의 섭취와 소비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 체내의 지나친 에너지 저장 상태 및 에너지 대사의 비정상 상태를 일컫는 비만은 만성적이고 재발을 잘하며 계속 진행하는 특성이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객관적으로 비만은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BMI)를 기준으로 판정하게 된다. 체질량 지수는 자신의 몸무게를 자기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18.5㎏/㎡ 미만은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24.9㎏/㎡는 비만 전 단계(과체중) △25~29.9㎏/㎡는 1단계 비만 △30~34.9㎏/㎡는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고도 비만)이다.
23일 의학계에 따르면 비만이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생위험은 5~13배, 고혈압 발생위험은 2.5~4배, 심장 관상동맥질환은 1.5~2배 등으로 높아진다.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증가할수록 심혈관질환 사망률도 높아진다.
대한당뇨병학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당뇨병 환자의 53.2%는 비만에 해당했다. 계속된 비만은 몸 안의 인슐린 요구량을 증가시킨다. 인슐린은 탄수화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단백질을 말한다. 우리가 밥이나 빵 같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인슐린이 포도당을 세포 내로 섭취하는 역할을 해 궁극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쓰이게 한다.
그런데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혈액 중 포도당이 말초 조직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간에서 당 생성 또한 억제되지 않아 혈당이 높아진다. 결국, 온몸에 고혈당 혈액이 영향을 미치는 당뇨병이 된다.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이 발병하게 되면 손발이 저리는 말초신경병증도 생길 수 있다. 신장 기능이 나빠져 몸이 붓다가 투석하거나 실명 위기에 놓이는 환자들도 많다. 체질량지수 1이 늘어날 때마다 당뇨병 위험은 20%씩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실제로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고도비만이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정상인보다 4~4.8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으로 생긴 인슐린 저항성은 암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 저항성이 세포 자멸을 억제하고, 세포분열 촉진에 관여하는 인슐린 유사 성장호르몬을 증가시키는데 이것이 종양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촉진하고 전이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비만은 대장암, 유방암, 췌장암, 담낭암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최근에는 비만에 의한 지방간질환이 간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혈관 기능의 장애도 불러온다. 혈관에 탄성이 있어야 심장에서 혈액을 잘 전달하고 저항을 이겨낼 수 있는데, 장기간의 비만으로 인해 혈관 안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탄성이 떨어지게 되면 혈압을 높인다.
여분의 지방이 혈액 속에 많이 흘러 이상지질혈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과도한 지방축적은 심부전이나 심장비대도 유발하며 체중을 지탱하는 허리와 무릎관절에 무리를 줘 퇴행성관절염이나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등이 더 빨리 생기게 된다. 생식기에도 영향을 미쳐 월경이상과 불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기준 전 세계 비만 인구는 10억 3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 주요 국가의 경우 비만에 대한 심각성을 파악해 BMI 30g/㎡ 이상 비만에 대해 3개월에서 최대 2년의 체중관리프로그램을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이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