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 이어 AI 서버가 새로운 중장기 성장 모멘텀”
국내외 전자업체들이 인공지능(AI) PC를 잇달아 출시하며 삼성전기 등 부품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AI PC에 고성능 서버가 탑재됨에 따라 함께 추가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세부 부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전자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전자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AI PC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MS는 ‘코파일럿+PC’ 제품을, 삼성전자와 레노버, 델 등도 코파일럿+(플러스)PC를 구현할 수 있는 구현되는 제품을 출시했다. 코파일럿+PC는 생성형 AI 구동이 가능한 PC를 의미하는 브랜드명이다. 기존 코파일럿 기능은 클라우드 AI로만 사용이 가능했으나, 코파일럿+PC는 온디바이스 AI로 활용할 수 있는, 보다 고성능 제품이다.
모바일과 전장에 이어 PC‧노트북에도 AI 기능이 탑재되며 삼성전기까지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 PC 트렌드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며 제품 양산이 본격화할 것이고 MS나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전기 등이 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MLCC와 반도체패키지기판 등을 제조한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반도체패키지기판은 반도체 아래에서 위치해 반도체-기기 사이의 연결 통로를 만들어준다. 두 부품 모두 스마트폰과 TV, 가전제품, PC‧노트북 내의 반도체가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AI 기능을 소화할 수 있는 최신 CPU가 탑재된 PC‧노트북을 만들려면, 이와 관련한 부품인 MLCC와 반도체패키지기판도 이에 걸맞은 최신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비교적 고가인 ‘신상’ 부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삼성전기에 대한 매출도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AI PC를 제조하는 국내외 여러 회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재 생산능력(CAPA)도 비교적 여유로운 상태다. 삼성전기의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가동률은 반도체 패키지기판 65%, 수동소자(MLCC 등) 84% 등이다.
삼성전기는 이미 MLCC를 포함한 ‘컴포넌트’ 부문에서는 수익을 거두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 증가한 1조230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패키지기판이 포함된 ‘패키지 솔루션’ 부문도 지난해 1분기보다 8% 증가한 42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실적은 AI PC뿐 아니라 AI 기능이 탑재된 모바일 기기(삼성전자 갤럭시 S24시리즈)에 공급된 부분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AI PC 판매 추세에 따라 관련 부품의 매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9일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AI서버 및 파워 등 산업용 MLCC와 전장용 MLCC 등 고부가품 중심의 공급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며 “서버 AI 가속기 등 고부가 제품의 수요가 저점을 통과, 앞으로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기는 베트남 신공장 가동과 양산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21일 보고서를 통해 “전장에 이어 AI 서버가 새로운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고성능 GPU 혹은 AI 가속기가 탑재되는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 대비 최대 2.5배 많은 MLCC가 탑재될 전망”이라며 “서버향 MLCC 탑재량은 2023~2027년 연평균 증가율 6.9%로 예상되며 AI 전용 프로세서의 기판으로 쓰이는 FC-BGA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