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1분기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134만7873주를 사들이며 JP모건의 포트폴리오 내 엔비디아 비중은 기존 1% 후반에서 2.91%로 1.61%포인트(p) 늘었다.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와 월가 ‘큰손’들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무엇이 같고 다를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현황 보고서(13F)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주요 기관투자자는 1분기 애플을 매도하면서도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관련주는 매수해 서학개미의 빅테크 매수세와 궤를 함께했다. 다만 이들은 제약주와 보험주 등 숨은 종목 매수에 나서며 개미들과의 차별성을 더했다.
13F는 미국 내에서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기관이 분기마다 제출해야 하는 보유 지분 공시 보고서다. 분기 마지막 날로부터 45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어 1분기 13F는 5월 중순에 제출이 마무리됐다.
◇美 큰손의 선택은…애플 팔고, F4 사자= 애플을 대거 팔아치운 월가의 큰손은 버크셔와 JP모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애플을 691만 주 넘게 팔아치웠다. 이에 애플은 1분기 골드만삭스 포트폴리오 내에서 매도세가 가장 거셌던 종목이 됐다.
미국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애플을 3037만 주 넘게 팔아치웠다. 노르웨이 중앙은행(1위)와 버크셔(2위)에 이어 1분기 애플을 가장 많이 매도한 기관 3위에 올랐다. BofA의 포트폴리오 내에서도 애플은 매도세가 가장 거센 종목 1위다.
BofA의 특이점은 애플의 풋옵션과 콜옵션을 동시에 팔아치우는 ‘양매도 전략’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양매도 전략은 주식 가격이 박스권에 머무르며 변동이 적을 때 빛을 발한다. 즉 애플 주가가 당분간 지지부진할 것으로 본 셈이다.
반면 이들 기관투자자는 애플이 포함된 ‘매그니피센트7(M7)’ 중 엔비디아, 메타플랫폼(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닷컴(아마존)만 추린 ‘패뷸러스4(F4)’를 사들이는 데 집중했다. 모건스탠리는 1분기 엔비디아와 아마존을 가장 많이 매수했고, 골드만삭스는 아마존을 4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심지어 뱅가드그룹은 매수세 1~3위가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순이다.
이 같은 양상은 서학개미의 투자 동향과도 닮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1분기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각각 8억 원, 5억 원 넘게 순매수해 순매수세 2·3위에 올랐지만, 애플은 순매수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월가는 숨은 진株 찾기 한창=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F4외에도 숨은 종목 찾기에 한창이었다.
많은 기관 포트폴리오에 이름은 올린 종목은 제약사 일라이릴리다. 일라이일리는 블랙록과, 모건스탠리, BofA, 뱅가드 등에서 1분기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 5위 안에 올랐다.
이 종목은 비만치료제를 기반으로 노보노디스크와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학개미 순매수 15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F4 매수세에 버금가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매수세에 비하면 비교적 덜 적극적이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처브’를 가장 많이 매수해 이목이 쏠렸다, 처브는 세계 최대규모의 손해보험사로, 2016년 보험사 에이스 리미티드에 295억 달러에 인수됐다.
버크셔는 처브를 2592만3840주 사들여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9번째로 큰 종목에 자리를 내줬다. 버크셔는 처브 주식을 지난해 3분기부터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간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사들은 추종 매매를 막기 위해 당국에 매입 사실에 대한 비공개 요청을 할 수 있어서다.
비밀리에 이뤄진 버크셔의 처브 매입은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신채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처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구성종목 중 하위 35%, 동일 업종 내 하위 39% 수준”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S&P 500 구성종목 중 하위 33%, 동일 업종 내 하위 39%에 위치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