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바뀌는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5년 뒤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ㆍSoftware Defined Vehicle) 시장 규모가 4197억 달러(한화 약 572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정KPMG는 23일 발간한 ‘소프트웨어로 달리는 자동차, 완성차 업계가 꿈꾸는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SDV는 차량의 주요 기능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동되는 자동차로, 그 가치와 핵심 경쟁력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되는 차량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DV가 부상하게 된 배경으로는 △미래자동차 발전 방향성 △소프트웨어 기반 통합형 제어 시스템 지향 △차량 연비(전비) 향상 및 소비자 편의성 확대가 꼽힌다. 완성차 제조사들은 SDV 핵심 경쟁력으로 거론되는 차량용 OS를 중심으로 SDV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의 이용 편의성·다양성·최신성에 기반한 앱 생태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차량 내 고객 경험에 대해 증가하는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처럼 필요한 시점에 애플리케이션 추가 및 삭제가 용이해야 하고, 다양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 제공을 통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차량에 탑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리케이션의 원활한 이용을 위해 완성차 기업은 차량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아 커넥트 스토어(Connect Store)를 통해 EV9에 FoD 서비스를 적용했다. FoD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듯이 고객이 필요할 때마다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하도록 지원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보고서는 완성차 중심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관찰되고 있는 가운데 협업 분야에 따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선, 소프트웨어 중심 협업 모델에서는 ‘소니-혼다 모빌리티’와 같이 IT 또는 콘텐츠 기업과 완성차 제조사가 합작하며 완성차 시장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 하드웨어 중심 협업 모델에서는 완성차 제조사가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를 시장에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는 차량용 데이터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고객 데이터로 더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인재확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신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 인수 시, 양질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으나 기존 인력과 신규 인력 간 협업 환경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는 제언도 내놨다. 제휴 또는 합작을 기반으로 사외 역량을 활용 시에는 각 사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파트너사를 탐색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양 사가 비전을 공유하는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신동준 삼정KPMG 자동차산업본부 본부장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가 새로운 스마트 기기이자 또 다른 생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인포테인먼트 OS를 중심으로 구글과 애플이 차량용 데이터에 점차 깊숙하게 관여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완성차 기업은 자사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