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허경무 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현 씨에 대해 “범행 수법이 너무나 잔혹하다”면서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을 죽을 때까지 때린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범행 수법의 잔혹함을 넘어서 피해자가 낳은 아들이 지근거리에 있는 데서 엄마가 죽어가는 소리를 들리게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을 했다"고 질타했다.
또 “(범행 이후) 상당 기간 (피해자를) 방치한 뒤 119에 신고한 것이 아닌 피고인의 아버지에게 연락했는데 이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를 불러 주먹과 쇠 파이프 등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이후 직접 119에 전화를 걸어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했으나, 이보다 앞서 전직 검사 출신 다선 국회의원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씨 측은 재판에서 줄곧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예기치 못한 다툼으로 발생한 우발적 상해치사라는 취지다. 다만 지난 3일 결심공판 당시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인정한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검찰 측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가 먼저 공격한 것처럼 주장하며 엄마를 잃은 자녀에게조차 그릇된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