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린다 게이츠, 생식권 등 여성 위해 2년간 10억 달러 지원

입력 2024-05-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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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기고문에 계획 알려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AP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의 전 부인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향후 2년간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입해 생식권을 포함해 여성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과 조직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1994년 결혼한 빌과 멀린다는 2000년 게이츠 재단을 공동 설립하고 자선사업을 벌여왔다. 둘은 2021년 이혼한 후에도 재단의 공동 의장직을 유지했으나 최근 멀린다가 게이츠 재단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멀린다는 이어 합의된 125억 달러(17조 원)를 확보해 여성과 가족을 위한 활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나타냈다.

멀린다는 기고문에서 “수년 전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지 않으면 남이 대신해주게 될 것’이라는 조언을 받았다”면서 “그날부터 이 말을 새기며 살아왔으며, 게이츠 재단을 떠나 제 자선사업을 하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오랜 기간 해외에서 피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지만, 이제는 미국에서 여성의 생식권을 지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단체들은 너무 오랫동안 자금 부족으로 인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산모 사망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흑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산모가 가장 높은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동시에 14개 주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임신을 중단할 권리를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은 어떤 형태의 국가유급 가족 휴가도 없는 유일한 선진국”이라면서 “자살 충동과 지속적인 슬픔과 절망감을 경험하는 10대 소녀의 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절실한 필요성에도 미국에서 자선 기부의 약 2%만이 여성과 소녀에 초점을 맞춘 조직에 전달되고, 특히 유색 인종 여성에 초점을 맞춘 조직에는 약 0.5%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사업들이 만성적인 자금 부족을 겪게 되면, 우리는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 “내 한살배기 손녀는 나보다 더 적은 권리를 갖고 자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여성이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면 2040년까지 세계 경제에 1조 달러를 추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우선 올해 가을 전 세계 여성과 소녀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이니셔티브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아울러 멀린다는 “젊은 여성일 당시 이런 일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면서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 이상, 저는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고, 다른 여성들과 소녀들도 자신의 일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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