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만 해도 “트럼펫이 낫다” 공개 비난
펠츠·슈왈츠만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
미국 부호들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가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억만장자 투자자 넬슨 펠츠, 스티븐 슈왈츠만 블랙스톤 CEO 등 미국의 주요 재계 거물들이 얼어붙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머스크 CEO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돈’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그를 옹호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재판 결과가 나온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엑스)에서 “오늘 미국 사법 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전 대통령이 정의보다는 정치에 의해 동기화된, 이러한 사소한 일 때문에 형사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면 누구든 비슷한 운명에 처할 수 있다”고 옹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월 회동에서 재선 성공 시 머스크 CEO에게 백악관 정책 자문역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머스크 CEO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나의 역할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2년 전만 해도 서로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고받을 정도로 냉랭했지만 최근 들어 밀착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혔고, 2022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SNS ‘트루스소셜’을 두고 “트럼펫이 낫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도 같은 해 머스크를 두고 ‘헛소리 기술자’라고 독설을 날렸다.
머스크 CEO뿐만이 아니다. 거물급 행동주의자 펠츠도 2021년 연방의회 점거 사건 이후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멀어졌다가 다시 지지자로 돌아섰다.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역시 지난달 24일 “면화를 추구하며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에는 반유대주의 증가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트럼프 전 정부에서 자문기관 수장을 지냈으나, 이후 트럼프와 결별하고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초기 다른 인물을 지지했다.
미국 부호들의 이러한 선택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보수주의자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데다가, 엄격한 경쟁정책, 환경 규제 강화, 노동조합 증시, 재정 팽창 등 바이든 정부의 좌경화에 대한 불만이 쌓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7년 도입한 소득세 등 ‘트럼프 감세’의 대부분이 2025년 만료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부유층 증세가 실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