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키워드만 제시해도 알맞은 결과물 찾아내 출력
“AI 연동 방식이 전통적 인쇄 트렌드 바꿀 것”
사무실 어딘가에, 방안 어딘가에 하나쯤은 붙여져 있을 노란색 점착 메모지가 진화하고 있다. 노란색 점착 메모지는 전자식 프린팅 기술과 만나 간편하게 한 장씩 뽑아 쓰는 편리함을 넘어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망고슬래브는 붙이는 메모지의 진화를 이끈 기업이다. 망고슬래브가 개발한 ‘네모닉’은 전자식으로 구현한 붙이는 메모지다. 낯선 기계에 대한 거부감은 익숙한 노란색 출력물로 잠재운다.
지난달 30일 판교에서 만난 윤하늘 망고슬래브 부대표는 “세계 최초의 점착 메모 프린터”라며 “데스크톱 프린터가 대다수였을 때는 이런 제품이 없을 때여서 2017년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라고 소개했다.
망고슬래브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출신들이 모여 만든 기업으로, 재직 중에 시작한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사명 망고슬래브는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근처의 카페 이름 ‘슬래브’와 대화 도중 마시고 있던 음료인 ‘망고’ 주스를 합친 말이다.
윤 부대표는 8년 차 제품의 진화가 이제 시작됐다며 신제품(네모닉AI)이 새로운 경험을 주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단순히 입력한 메모를 출력하는 점착식 메모 프린터라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이번 제품은 사용자들이 키워드만 제시해도 알맞은 그림이나 결과물을 찾아내 출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네모닉AI와 연동된 앱에 ‘거북이’를 입력하자 수십 개의 이미지가 제시됐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해 바로 출력할 수 있었다.
윤 부대표는 “AI가 제시한 이미지의 경우 어린아이들이 관심 가질만한 것으로, 교육용으로 소개해보려고 한다”라며 “시장 피드백(반응)을 보고 앱의 방향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모닉AI는 시제품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그는 “올해 초 CES에서 개발자 메신저 ‘슬랙’에 연동돼 프린팅하는 모습을 보고 현장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라며 “앞으로 AI가 메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봤을 때 플랫폼 선점이 중요하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윤 부대표는 AI 연동 방식이 전통적인 인쇄 트렌드를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출력 이미지나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야 출력을 하는데, AI의 경우 키워드만으로 바로 출력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게 된 것”이라고 장점을 꼽았다.
신기한 제품이라 해도 마땅히 쓸 데가 없다면 인기는 금방 사그라든다. 그러나 네모닉의 경우 대량으로 메모지를 써야 하는 곳에서 많이 쓰인다고 한다.
예컨대 병원에서 환자에게 처방 주의사항 등을 출력한 스티커나 학교와 학원 등 스티커를 많이 쓰는 교육기관에서도 호환되는 스티커 용지로 교체해 사용한다. 일반 가게나 배달음식점에서는 고객에게 감사 메시지나 추가 정보를 출력해 아기자기함을 더한다고 한다.
윤 부대표는 “스마트폰이 똑똑한 게 아니라 똑똑한 사용자가 똑똑하게 쓰는 것”이라며 “수많은 사용사례는 있지만 가장 주목하는 사례는 병원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착 메모를 출력하는 콘셉트가 새롭다는 반응이 있다”라며 “네모닉의 강점은 신기하다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으로 확장성이 높은 제품이란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네모닉은 병원 전자차트 솔루션과 연동해 보조적인 활용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메모가 필요한 시스템이라면 어떤 곳이든 연동해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망고슬래브는 네모닉AI를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하는 게 목표다. 윤 대표는 “올해 네모닉AI를 출시하는 만큼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는 게 큰 목표”라며 “중장기적으로 지향하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