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남북간 강 대 강 대치 상황에 대해 "긴장 해소를 위해서 긴급하게 남북 당국 회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위기관리TF 긴급회의에서 "싸워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유능한 안보다. 진정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남과 북 사이의 연락 채널이 사실상 단절됐기 때문에 우발적인 충돌, 대규모 군사 충돌의 위험이 훨씬 높다"며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남북 모두 추가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강경 대응만 고집하면 어떤 파국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회의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TF 단장과 외교관 출신인 위성락 의원, 국방부 대변인 출신인 부승찬 의원 등 국방·외교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군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오물 풍선과 같은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응 지침과 메뉴얼을 갖추지 못한 채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면서 "북한이 여러 차례 오물을 담았으니 다음에도 오물만 보낼 것이라고 예단하는 건 안보의 기본을 모르는 대단히 안일한 처사다.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보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제대로 된 진단을 못하고 잘못된 대응만 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요격 체계를 만들고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 의원은 "우리 쪽에서 계속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북측도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유사시 즉각 강력하게 끝까지 대응한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에 작은 충돌은 큰 충돌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부 의원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대안을 묻는 질문에 "남북 간 완전히 단절된 소통 채널을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중재자의 역할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먼저 두 국가와의 외교적 관계를 복원 및 개선해서 역할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오물 풍선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풍선의 무게와 피해 정도를 고려하면 도심 지역에서의 격추는 어렵다"면서 "MDL(군사분계선)을 넘을 때 격추하는 부분은 작전적 요소를 고려해서 논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