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 전문가 아크바칵, 새 ‘북미 AI 센터’ 소장으로
‘유럽 오픈AI 대항마’ 미스트랄에도 투자
애플 주가, 사상 첫 200달러 돌파
아이폰 교체 수요 확대 기대
삼성전자가 애플의 고위 임원을 영입하는 등 북미 인공지능(AI) 연구소 강화에 나섰다. AI를 전면에 내세운 애플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북미에 있는 AI 기술 전문 북미 연구센터 2곳을 통합하고 애플 임원 출신의 무라트 아크바칵을 새 조직의 책임자로 기용한다고 전했다.
삼성은 기존 캐나다 토론토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연구소를 통합해 ‘북미 AI 센터’라는 새로운 조직을 설립할 예정이다. 운영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두 곳을 합쳐 일원화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삼성은 두 사무실에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았다.
또 삼성은 애플 음성인식 AI 비서 시리의 담당 임원이었던 아크바칵을 영입해 북미 AI 센터 소장을 맡겼다. 그는 애플에서 개인화, 문맥화, 대화형 및 다중모드 AI 발전에 중점을 두고 애플 시리의 전략을 정의하고 실행하는 일을 담당했다. 경력 초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AI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음성인식 비서를 개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주 이러한 내용을 사내에서 발표했는데, 애플이 AI 사업 확장에 나선 시기와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세계 최대 기술기업들이 AI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신호”라며 “삼성이나 애플과 같은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AI가 소비자들이 자사 제품을 더 자주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고 짚었다.
AI에 대한 삼성의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은 이날 삼성과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6억 유로를 투자받았다. 또 이번 펀딩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는 58억 유로(약 8조5800억 원)로 평가받았다. 미스트랄은 약 1년 전 메타와 구글 AI 연구원 출신들이 설립한 회사로, 오픈AI 등 실리콘밸리 AI 기업들을 견제할 만한 유럽의 대항마로 꼽힌다.
애플은 전날 개막한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인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시리에 챗GPT 최신 버전을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당일에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없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하루 뒤인 이날 월가에서 AI 기능 탑재가 아이폰 등 기기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커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벤 라이츠 멜리우스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매출이 최대 2년간 약 20%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 주가는 이날 이러한 관측에 힘입어 전일 대비 7.26% 폭등한 207.15달러로 마감해 사상 처음으로 200달러(약 28만 원)를 돌파하면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 폭이기도 하다. 시가총액은 3조1765억 달러로 미국 기업 시총 1위인 MS(3조2158억 달러)와의 격차도 393억 달러로 좁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