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형 펀드는 14.5%↑…자금 5조 넘게 유입
자산운용사도 해외 주식형 펀드 ‘집중’
해외 주식형 펀드가 미국 증시 상승에 힘입어 약진하고 있다. 반면 국내 주식형은 자금 유출세가 두드러진다. 이에 투자자는 물론 자산운용업계도 해외 주식형 펀드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해 들어 4.04% 상승했다. 원자력과 반도체, 신재생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익률을 주도했다.
△HANARO 원자력iSelect(60.77%) △ACE AI반도체포커스(46.97) △ACE 원자력테마딥서치(45.12%) △KODEXK-신재생에너지액티브(40.93%) 등이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반도체는 물론 인프라 확충을 위한 에너지 관련 상품이 상승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연초 대비 2245억 원 줄어든 47조743억 원으로 집계됐다. 2월에는 수익률이 연초 대비 4% 넘게 떨어졌음에도 50조 원에 육박하는 설정액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금 유출은 국내 주식형 펀드가 해외 주식형 펀드보다 지지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해서다. 올해 반도체‧에너지 관련 상품을 기반으로 플러스 수익을 기록 중이긴 하지만, 이차전지 관련 펀드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낮은 것이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40.82%),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32.26%) 등 수익률 하위 종목에 이차전지 관련 ETF가 대거 포진해 있었다.
반면 해외 증시의 고공행진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는 같은 기간 14.51% 상승했다. 이에 설정액은 올해에만 5조1738억 원 늘어난 42조4085억 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수익률이 양호한 북미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가별 펀드 수익률을 보면 북미 펀드가 20.38%에 달한다. 미국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북미 펀드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11일(현지시각)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각각 5375.32포인트(p), 1만7343.55p에 마감했다. 이외에도 인도(17.72%), 베트남(15.89%), 일본(15.22%) 펀드 등 해외 펀드는 대다수가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 간 수익률이 벌어지자, 자산운용사들도 미국 관련 상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전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등에 집중 투자하는 ACE 밸류체인 액티브 ETF 시리즈를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출시하지 않은 채, 미국과 신흥국 펀드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급등한 테마에 집중해 해외 ETF에 투자하는 전략은 지속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세 상승하는 주도주와 달리, 테마에 편승해 단기 급등한 종목들은 실적 한계에 빠르게 부딪히는 패턴이 반복된다”며 “금리 수준과 계속되는 이익 집중을 감안하면 초대형주 중심의 구도, 섹터‧테마 ETF보다 주도주를 직접 겨냥하는 투자전략이 단기간 내 타파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반대로 바닥에 달한 일부 국내 주식형 ETF은 저점 매수 시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장권 LS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근거로 한 실적 추정의 전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2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며 “상단이 열려 있는 업종으로는 기계, 조선, 반도체를, 아주 싼 업종으로는 금리 변동성이 높을 수 있는 건강관리, 소프트웨어를 제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