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주 각국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안정됐고 증시도 다시 활력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지표는 일단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예상을 크게 뛰어 넘은 일자리 수와 강한 임금상승은 연준이 당장 금리를 내리기가 불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금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연준이 언제부터 어느 정도 속도로 금리를 내릴 것인가와 앞으로 있을 금리인하가 경제와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쏠려 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과거 금리 변화가 경제와 증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시 한번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주목할 점은 금리 인상기에는 경제가 대체로 양호했다는 사실이다. 경기가 강할수록 지금처럼 금리인상 기간과 동결 기간은 당연히 길어졌다. 고용과 소비가 좋으니 물가가 더디게 잡혔고 중앙은행도 금리인하를 주저했다. 실물경제와 맥을 같이하는 기업실적도 금리인상과 동결기간 내내 대체로 양호했다. 기준금리가 계속 올랐지만 경기와 기업실적 개선이 주가를 이끈 것이다. 보통 이때가 금리와 주가, 원자재, 기타 위험자산이 모두 오르는 총체적 랠리(everything rally) 기간인데 1998~1999년, 2004~2007년, 2015~2019년,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런 국면에 해당된다.
둘째는 반대로 금리인하 기간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 복기할 필요가 있다. 통상 이때는 경기와 기업실적, 주가 모두 약했다. 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안정에도 불구하고, 경기와 기업실적이 약하다 보니 증시가 활력을 잃었다. 통상 앞선 금리상승 기간, 즉 경기확장 기간에 주가가 많이 올라 금리인하기 때는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쉽게 흔들렸다.
더욱이 금리인하기엔 기업 현금흐름이나 민간고용의 위축으로 부도율과 연체율이 쉽게 올라갔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는 기간에는 기대와는 달리 돈의 흐름이 오히려 빡빡해졌고 이런 신용경색이 컸던 경우, 경기와 증시의 침체 기간도 길어졌다. 다만 현재로서는 미국의 경우, 내년쯤 경기침체가 온다 해도 다행히 그 강도가 약하고 침체기간도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주 각국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안정됐고 증시도 다시 활력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지표는 일단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예상을 크게 뛰어 넘은 일자리 수와 강한 임금상승은 연준이 당장 금리를 내리기가 불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말은 ‘이번만은 다르다’라는 말이다.” 월가의 살아 있는 전설 존 템플턴이 한 명언이다. 세상 만사가 다 그렇지만 특히 경제와 자산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매번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됨을 강조한 말이다. 당분간 증시에서 가장 많이 회자될 주제는 ‘금리인하’일 텐데 과거에도 이맘때쯤 늘 그랬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시작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짧든 길든, 자산시장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됨을 뜻한다. 현재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하를 학수고대하는 분위기지만 실상은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금리인하가 지연되는 것이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 물론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채무자에게는 그렇지 않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주 각국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안정됐고 증시도 다시 활력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지표는 일단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예상을 크게 뛰어 넘은 일자리 수와 강한 임금상승은 연준이 당장 금리를 내리기가 불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여기서 또 한가지 고려할 디테일은 미국과 다른 나라의 경기 격차 이슈다. 지금 미국경제는 이상과열에서 정상으로 회귀되는 과정이지만 유로존과 중국, 대부분의 국가는 미국과는 달리 경제가 이미 식고 있어 금리인하가 시급한 상황이다. 증시 또한 인공지능(AI) 기업의 보유 유무로 인해 미국과 격차가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가 달러강세를 유발하고 있고 미국 외 국가들의 경제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미국경제의 상대적 강세 속에 지구촌 금리인하가 더 확산될 것이고 금리인하의 경제나 증시 영향, 신용경색 정도도 나라마다 차이를 보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국의 실물경제와 증시 사이에 체감온도 차이 또한 커질 전망이다. 이래저래 금리인하 시기가 임박하는 것은 증시에 마냥 호재는 아니다. 그런데 이 또한 이번에 처음 겪는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