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회사 RBC “12월 금리 인하” vs. 씨티 “9월 금리 인하”
국내 시장, 美 피벗 시점 대부분 9월로 전망…한은, 10월 인하 예상
일부 전문가, 한은 8월 금리 인하 가능성 점쳐…“내수회복 부진 영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일(현지시간)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를 현행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 뉴욕사무소가 작성한 시장참가자들의 평가 및 금융시장 반응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에 반영된 9월 금리인하 확률은 기존 58.3%에서 64.5%로, 11월 금리인하 확률은 88.6에서 102.5%로 각각 상승했다. 올해말 정책금리 전망치는 4.94%(1.6회 인하)에서 4.89%(1.7회 인하)로 하락했다.
연준의 정책금리 결정을 접한 글로벌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첫 금리 인하 시점 전망에 차이(RBC 12월 인하, Citi 9월 인하)가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는 미국의 첫 금리 인하 시점으로 9월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소 더딘 물가 안정으로 인하를 개시하는 시기 전망을 기존 7월에서 9월로 늦추고자 한다”며 “인하를 개시한 이후 올해 4분기 추가로 1회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존 전망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 상한을 5.00%로 예측했다.
전규연·김형균 하나증권 연구원도 “미국 물가의 하향 안정화 기조가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물가가 서서히 하락하거나 고용시장이 급격히 악화되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연내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 연준이 오는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진단했다.
기태의·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9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p)씩 인하한다”는 기존 전망을,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해 9월과 12월, 연내 2회 인하” 전망을 모두 유지했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 역시 “3분기(9월) 연준의 인하 사이클 개시 전망을 유지한다”고 예상했다.
윤여삼·임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전망에서 올해 연준의 3차례 인하 전망을 엣지뷰로 제시했다”며 “연준의 점도표가 올해 3차례 인하에서 1차례 인하로 상향됐지만, 당사는 ‘2+α’의 인하 가능성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연내 2회(7·11월) 인하 전망에서 9월에 1회 인하로 전망을 수정한다”며 “당초 예방적 인하 차원에서 연내 2회 인하를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펀더멘털 여건이 더 견조한 점을 반영해 연내 1회 인하로 수정한다”고 분석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하면, 한은은 10월에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첫 금리 인하 결정는 미국의 상황을 살피겠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국내 상황에 맞춰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태의 연구원도 “환율과 한미 금리차를 고려했을 때 미국이 두 번 금리를 인하하면 한국은 10월에 한 번 정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나 경기 측면에서 경기가 급격하게 망가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공격적으로 할 유인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첫 금리 인하 시점을 8월로 앞당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내수회복이 부진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혜영 연구원은 “내수회복세가 더디다면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한다는 가정 하에 한은은 8월에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수가 망가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못 내린다는 것은 설득력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인하하면 가계대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데 그 부분은 정책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기준금리는 시장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데 가계부채는 지엽적인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