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 경제 이슈가 향후 비트코인 가격에 주요 영향력
기대감 충족 못 하고 있는 반감기 효과…과거에도 장기적으로 상승 주도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되면서 해당 상품의 자금 유입과 유출량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도 함께 상승ㆍ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지났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한 채 거시경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14일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된 자금은 총 1억80만 달러(약 1400억 원)다. 전날 2억40만 달러(약 2800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시가 기준 6만9000달러(약 9500만 원)에서 시작해 6만7000(약 9200만 원)달러까지 하락했다. 다음날인 12일 약 한 달 만에 6만6000(약 9100만 원)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다만, 한 달 기준 저점을 찍은 12일 다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이날 비트코인은 한때 6만9000달러까지 회복했다. 별다른 상승 호재가 없는 비트코인은 현물 ETF 자금 유입과 맞물리며 움직이고 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6월 통화정책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이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미국 CPI 상승률(3.3%)은 전월(3.4%) 대비 둔화했고 전문가 예상치(3.4%)보다도 낮았다. 이 덕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도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과거 거시경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비트코인과 거시 경제 간 연관성을 조사한 보고서를 내놨다. 해당 보고서에는 비트코인은 금, 은 S&P 500등 다른 자산과 달리 금리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올해 중동 지정학적 위기 확대, 금리 인하 가능성 감소, 달러 지수 강세 등 거시 경제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거시 경제 이슈가 비트코인의 상승재료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은 “FED의 금리 인하나 경제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 미국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친크립토적 규제 논의, 이더리움 ETF 승인을 통한 크립토 시장에 자본 유입등 거시 경제에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와 함께 가격 상승에 큰 이슈라고 여겨졌던 비트코인 반감기는 아직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할 상승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비트코인만이 가지는 특장점도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다만, 비트코인 반감기는 단기적인 상승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향을 준 만큼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은 “역사적으로 반감기가 있었던 해에 비트코인 가격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감기 효과는 직후보다 시간을 두고 효과를 드러냈다. 1차 반감기인 2012년 11월 비트코인은 1만2000원 수준이었지만, 2차 반감기 당시 77만 원까지 상승했다. 3차 반감기인 2020년 5월에는 1089만 원까지 급등하며 4차 반감기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9000만 원까지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