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KB금융과 삼성SDS는 KB그룹의 생성형 AI플랫폼 구축사업에 대한 상세 사업범위 및 구체적인 개발 목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KB그룹이 최근 진행한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사업 제안 요청에 삼성과 LG, SK 등 국내 기업과 IBM과 HPE, 메가존클라우드 등 해외 기업까지 약 10개의 회사가 경합을 벌인 가운데 삼성SD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번 사업 규모는 총 114억 원이며, 올해 말 플랫폼 베타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말 삼성 SDS가 사업자로 최종 확정되면 KB금융은 9개 계열사에 그룹 특화 생성형AI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 삼성 주요 관계사를 바탕으로 생성형 AI 플랫폼인 ‘패브릭스’의 레퍼런스를 쌓아온 삼성SDS가 외부로 고객사를 넓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삼성SDS는 첫 외부 고객사로 웅진에 패브릭스를 도입하기로 한 바 있다. 웅진의 대표 사업인 렌탈 분야 관리 솔루션 ‘WRMS’에 패브릭스를 적용해 기업 고객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가령 임직원이 챗(Chat) 서비스에 업무 내용을 대화 방식으로 질문하면, 패브릭스가 기업 내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도 높은 답변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KB금융과 웅진 등 국내 대기업들이 AX(AI 전환)을 위해 삼성SDS의 패브릭스를 택한 데에는 이 플랫폼의 안전성과 저렴한 가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S는 지난해부터 150개가 넘는 기업에 PoC(기술 실행 가능성 입증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200개가 넘는 유스케이스(적용 가능 사례)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업 특성에 맞는 대규모언어모델(LLM)’, ‘AI의 쉽고 빠른 적용’, ‘GPU 비용 절감’을 목표로 패브릭스를 개발해냈다.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장(부사장)은 “보안 걱정 없이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기반으로 키워드 필터링, 데이터 및 사용자 권한 관리 등의 보안체계를 통해 강력한 데이터 보안을 구현했다”며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아래 있는 클라우드서부터 위에 있는 업종까지 다 운영 중이기 때문에 최적화된 환경에 맞는 GPU를 적용해 저렴한 가격에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브릭스의 확장은 삼성SDS의 생성형AI 서비스 수익화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여러 AI 기업이 LLM 등 AI 적용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수익화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AI 수익화는 삼성SDS의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준호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클라우드 전환기에 생성형 AI가 더해져 하반기부터 생성형 AI의 실적 기여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IT서비스에서 차지하는 클라우드·AI 매출 비중이 내년엔 45%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S는 기업용 생성 AI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을 내달 경 삼성전자에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전 관계사 도입, 고객사 확장을 통해 연내 2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