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 구성 극한 대치…與 '타협' 선택할까

입력 2024-06-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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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앞줄 가운데)와 참석한 의원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2대 국회 전반기 원(院) 구성 협상 국면에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론전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17일 국회 본회의 강행 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독식을 막을 수 없다. 이에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이라도 수용, 22대 전반기 국회부터 정상화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동의 없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운영·법제사법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 10~14일까지 5일 연속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당 주도로 상임위를 구성한 것에 '입법 독주'라며 반발, 보이콧도 이어갔다.

문제는 연이은 의총에서 원 구성 협상 대응책을 찾지 못한 것이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잘못된 원 구성 전면 백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원 구성 협상을 주제로 공개토론도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민주당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국회법 어디에도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해도 된다는 규정은 없다. 국회를 야당 당수 방탄 수단으로 삼아도 된다는 규정은 더더욱 없다"며 민주당에 원 구성 협상 공개토론 수용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억지'라며 일축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7개 상임위원장 몫을 (국민의힘에) 맡겼더니 가동 중인 11개 상임위를 백지화하란다. 이미 일하고 있는 11개 상임위를 원점 복귀하라니 정시 출발해 정상 운행 중인 기차에서 뛰어내리라는 꼴"이라며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찾는 출구는 국회에 있다. 본업 복귀가 가장 훌륭한 출구 전략"이라며 "잠시 정차했던 국회는 17일 다시 정시 출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르면 17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민의힘에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 선출도 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민주당 전략에, 출구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연이은 의총에서는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자', '7개 상임위원장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주장만 계속되고 있다.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당 내부에서는 '의총 회의론'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은 17일 이후에도 의총을 열어 대응 방안에 대해 모색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한 여당 초선 의원은 16일 오후 본지와 통화에서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입장"이라면서도 "내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소수 의견이라도 7개 상임위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원 구성 협상 관련 교착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당 전략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부 회의를 해봐야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과거에 비춰보면, 민주당이 속전속결로 (원 구성부터 상임위 활동까지) 하는 거 같다"고 전했다.

당 최다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도 14일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사가 환자를 떠나면 더 이상 의료인이 아니듯 저 무지막지한 민주당이 몰아붙이더라도 우리 국회의원들은 국회를 떠나선 안 된다"며 "(민주당에 원 구성안을) 양보하는 게 아니고 국민에게 더 큰 헌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타협보다 강경 대응 기조가 대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원 구성 협상 관련, 여야 간 교착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준태 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열어 논의를 한다면 거기서 나온 결론이 국회 모두의 뜻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행정부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의미도 훨씬 축소될 것"이라며 "빨리 원 구성이 정상화돼 여야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논의하는 게 진짜 필요한 때"라고 했다.

민주당 주도로 열리는 상임위에 앞으로 주요 부처 장·차관이 출석할 예정인 만큼, 국민의힘 의원도 참여해 대응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결론을 모아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조만간 입장 표명이 분명히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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