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국내 2위 항공화물사업자로 도약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 마무리 단계
미국 경쟁당국 승인만 남아…이르면 10월 승인 전망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인수할 후보자로 국내 유일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이 선정됐다. 경쟁 당국이 기업 결합 승인을 위해 요구한 조건들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대한항공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에어인천을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사업 인수 시 거래 확실성 △항공화물 사업의 장기적인 사업 경쟁성 유지 및 발전 성장 △역량 있는 컨소시엄을 통한 자금 동원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에어인천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에어인천과 계약 조건을 협의한 후 7월 중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이후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심사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에어인천은 2012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화물 운송 전문 항공사로 아시아 노선 위주의 화물 사업을 운영 중이다.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유럽 장거리 노선 네트워크와 중·대형 화물기를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로 단번에 대형 국내 화물사업자로 거듭났다. 지난해 기준 에어인천(3만9000톤)과 아시아나항공(72만5000톤)의 국제 항공화물 수송 실적을 합하면 76만 톤을 넘어선다. 지난해 146만4000톤을 기록한 대한항공을 이어 2위가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을 기점으로 통합 절차의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앞서 EU 경쟁 당국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두 회사 통합 시 화물 운송 서비스의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EU 경쟁 당국의 최종 승인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면서 이제 두 항공사의 합병까지는 사실상 미국 경쟁 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게 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하고 13개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10월까지 미국의 승인을 마치고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미국 당국의 승인이 있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질적 통합까지는 2년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이때까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립 운영되며 이후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기존의 경쟁환경을 지속해서 유지하는 한편 국가기간산업인 항공화물 산업의 성장을 위해 모든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졌다”며 “유연한 협의를 통해 조속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를 위한 신주인수계약 거래종결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