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세적 완만한 둔화 흐름…하반기 중 2.5% 밑돌 것”
“물가 상승리스크, 국제유가 재상승·이상기후 농산물 가격 상승·기업 가격인상 확산”
한은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기조적 물가 지표들이 2%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기조적 물가는 일시적 교란요인이 제거돼 지속성이 높고 변동성이 낮아 중기 인플레이션 흐름에 대한 시그널을 제공한다.
기조적 물가 지표의 최근 4개년(2020~2023년) 연평균 흐름과 현재(올해 5월) 수치를 보면 △근원물가 0.4→1.4→3.6→3.4→2.2% △근원물가(관리물가 제외) 1.0→1.5→4.3→3.9→2.1% △조정평균물가 0.9→1.7→4.1→3.5→2.0% △가중중위수물가 0.6→1.4→3.5→2.9→2.0% △경직적물가 1.4→1.9→5.0→5.0→2.5% 등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기조적 물가 압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 임금, 기대심리 등과 관련된 지표들도 둔화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면서 “기조적 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용직 정액급여 오름세(올해 1분기 3.4%)가 장기평균(2010~2019년, 3.5%) 수준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완만한 둔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7%(0.2%p↓),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2%(0.1%p↓)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생활물가는 3.1%(0.4%p↓)로 집계됐다.
한은은 “근원물가의 전년말대비 누적상승률의 궤적을 보더라도 개인서비스는 과거 평균 수준으로 둔화됐다”며 “근원상품은 4월까지 고인플레이션 기간(2022~2023년)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이달 들어 다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상방리스크로 △지정학적 불안 심화 및 국제유가 재상승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가격 상승 △기업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 확산을 꼽았다. 하방리스크로는 △국내외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 하락 △정부 물가안정정책 효과 등을 지목했다.
특히 한은은 물가 상승모멘텀 중 기업의 가격인상 움직임을 주목했다. 최근 기업의 가격인상 품목과 인상률을 보면 가공식품 중 맛김(10~30%)·건빙과류(12%)·식용유(~30%), 공업제품 중 필기구(33%)·면도기(11~16%)·화장품(11%)·생리대(6~8%), 외식 중 치킨·햄버거·피자(4~10%대)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카카오나 올리브 가격 상승,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인건비 및 배달수수료 등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기업들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지속되거나 확산될 경우 향후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 높아진 환율, 성장세 개선 등에 따른 물가의 상방압력이 있으나 기조적 물가와 물가 상승모멘텀이 둔화되는 가운데 최근 유가 및 농산물가격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의 둔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기업들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공급측 상방리스크와 맞물려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위해서는 농산물가격과 국제유가의 움직임, 기업의 가격인상 확산 정도, 내수 흐름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