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연일 ‘신고가’에 웃는 엔비디아 서학개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CEO)가 대만 테크 엑스포 ‘컴퓨텍스 2024’ 개막 전날인 2일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종합체육관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주가가 연일 천장을 뚫으면서 서학개미들의 만면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증권가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 돼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17일까지 엔비디아를 12억6210만 달러(약 1조7433억 원)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줄곧 1위를 유지하던 테슬라(11억3629만 달러·약 1조5700억 원)를 2위로 끌어내렸다. 3위는 마이크로소프트(6억 달러·약 8289억 원)로 파악됐다.

17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68% 내린 130.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중 133.73달러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후 소폭 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S&P 500 지수는 41.63포인트(0.77%) 오른 5473.23, 나스닥 종합지수는 168.14포인트(0.95%) 상승한 1만7857.02로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시장은 연준위원들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해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웠다.

증권가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세부적으로는 반도체 및 장비 산업 그룹이 IT 업종의 고성장 기대를 주도하고 있으며,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엔비디아가 그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Computex를 통해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창출해낼 부가가치를 100조 달러로 예측했다”며 “단순히 반도체 공급업체가 아닌 ‘AI 팩토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강조했다. 경쟁사의 AI GPU 시장 진입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지배력은 견고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AI라는 메가 트렌드에서 대체 불가한 기업이라고 판단하며, 투자전략 역시 엔비디아를 기준으로 세우는 것이 여전히 유리하다는 판단”이라며 “엔비디아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며, AI 수혜주가 아닌 엔비디아 수혜주(밸류 체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액면분할 이슈도 시장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액면분할로 10분의 1이 됐다”며 “이론적으로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소액주주의 접근성 개선과 거래 유연성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