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가속화…그나마 물가 안정세 '위안'

입력 2024-06-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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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고금리에 가계·자영업자 부채 연체율 대폭 상승
소비·투자 등 내수 위축…물가 상승은 하향세로
성태윤 정책실장 “물가 안정 시 통화정책 유연”

고금리 기조에 가계 및 개인사업자 부채 연체율이 상승하고, 소비와 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등 내수 경기 부진이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내수 부진이 물가 상승 둔화세로 이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통화당국의 고금리 기조가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는 내수 회복과 직결된다.

19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8%로 전월 말(0.43%)보다 0.05% 포인트(p) 상승했다. 전년(0.37%) 대비로는 0.11%p 늘었다.

4월 기준 은행 대출 연체율은 2019년 0.49%, 2020년 0.4%, 2021년 0.3%, 2022년 0.23%로 하향세를 보이다 2023년 0.37%로 반등한 뒤 올해 오름폭이 확대됐다.

부문별로는 가계대출 연체율이 0.4%로 전월보다 0.03%p 올랐고, 기업대출은 0.54%로 0.06%p 상승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분기 말인 2023년 말 0.48%보다 0.06%p 상승했다. 저점이었던 2021년 말 0.16%보다 3배 이상, 2012년 12월 0.64%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작년 자영업자 폐업률(9.5%)이 전년보다 0.8%p 상승해 10%에 육박한 것도 연체율 확대와 무관치 않다.

이같은 연체율 확대는 이들 경제주체의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유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 때문이다.

가계와 기업에서 대출 이자로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서 소비와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올해 4월 재화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2.6% 줄어 전월(-3.6%)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전월대비 역시 한달 만에 마이너스(-1.2%)로 돌아섰다.

서비스 소비(생산)는 전년대비 2.0% 늘긴 했지만 숙박 및 음식점업(-2.4%), 교육서비스업(-1.1%)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4월 설비투자도 전년보다 2.3%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금리 기조 등에 기인해 기계류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내수 부진은 경제 성장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수가 부진하면 공급보다 수요가 줄고 이는 물가 하락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1~5월 소비자물가(평균)는 전년대비 2.9%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를 기록해 6개월 만에 3% 아래로 내려간 후 2월(3.1%), 3월(3.1%) 3%대로 올라가다 4월(2.9%)와 5월(2.7%)엔 2%대로 하향세를 보였다.

이런 추세라면 정부가 목표로 한 올해 상반기 2%대 물가 안착은 물론 하반기에는 물가 안정 목표치(2.0%)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통화당국의 금리인하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고금리 기조 완화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전반적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고, 통화정책의 기준이 되는 물가가 안정되면 통화 정책도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어 내수가 강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경제 흐름은 비교적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고, 실제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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