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을 기다린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과 한화 이글스 류현진의 맞대결이 무산됐다.
19일 KIA 구단에 따르면 전날 LG 트윈스와의 경기 도중 팔꿈치 저림 증세를 보였던 양현종은 이날 서울CM병원에서 CT 촬영을 한 결과, 팔꿈치 피로 누적 진단을 받았다.
앞서 양현종은 18일 LG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고 7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5회 초 3번 김범석에게 체인지업으로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내 잡은 뒤 팔꿈치 이상 증세를 느꼈다. 마운드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 팔꿈치를 잡고 있던 양현종은 이내 마운드로 올라온 트레이너, 정재훈 투수코치와 얘기를 나눈 뒤 연습 투구를 하고서 다시 투구를 이어나가 오스틴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고 5회 초까지 마무리를 했다.
경기에 앞서 양현종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전 등판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이날 이범호 감독과 트레이닝 파트가 등판을 한차례 쉴 것을 제안했고 결국 코칭스태프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처음 겪는 일이라 나도 당황스러웠다. 아이싱과 스트레칭으로 잘 풀렸고 큰 이상은 없는 것 같다.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문제가 없으면 23일 경기에 등판하겠다. 팀도 선두를 달리고 있어 편하게 쉴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류현진과의 맞대결에 대해 "현진이 형이랑 상대하고 싶지는 않지만, 솔직히 말해서 피할 생각이 없다. 로테이션상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경기보다는 더 긴장되고 부담 느끼겠지만 나는 상대 타자와 싸우는 것이다. 우리 타자들 많이 응원하겠다"며 투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날 양현종은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열흘 정도 휴식과 재충전을 거쳐 복귀할 예정이다. 양현종이 재충전 시간을 갖기 위해 이탈하면서 23일 류현진과 맞대결은 무산됐다. KIA는 일단 우완 김승현을 콜업했다.
한편 류현진과 양현종은 2007년 4월 29일 광주에서 맞대결 후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당시 류현진은 8이닝 2실점을, 양현종은 1과 3분의 1이닝 3실점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