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협력ㆍ무기 거래 가능성 주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마치고 다음 순방 국가인 베트남에 20일(현지시간) 새벽에 도착,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이날 0시를 전후해 평양에서 출발한 푸틴 대통령은 베트남 현지시간 오전 1시 50분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쩐 홍 하 베트남 부총리와 레 호아이 쭝 중앙당위원 겸 중앙외교위원장이 새벽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을 영접했다.
푸틴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한 것은 201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처음이다. 그는 당초 19∼20일 1박 2일로 베트남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이전 순방지인 북한에 애초 일정인 18일 저녁이 아닌 19일 새벽에 늦게 도착해 일정을 시작한 탓에 북한처럼 베트남 일정도 당일치기로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한 또 럼 국가주석 주최로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한 후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팜 민 찐 총리, 쩐 타인 만 국회의장 등 베트남 권력 서열 1∼4위를 모두 만날 예정이다.
양국은 이번 만남에서 무역·경제·과학·기술·인도주의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문제를 논의하고 국제적·지역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또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원칙을 확인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여러 양자 간 문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방문 기간 원자력 등 에너지 분야에서 주요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간 서방 강대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립외교’를 공식적으로 추구했던 베트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차원의 대응에서 기권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난단에 기고한 글을 통해 베트남의 ‘균형 잡힌’ 스탠스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국영 원전 기업인 로사톰의 지원 아래 베트남에 원자력 과학기술 센터를 설립하는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에너지가 “양국 협력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라면서 러시아 에너지 기업인 노바텍이 “베트남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과 러시아는 소련 시절 공산주의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대관계가 깊다. 이에 미국의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비판을 뒤로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또한, 러시아가 과거 베트남의 주요 무기 공급처였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에서 잠재적 무기 거래가 진행될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